“나에게 진 빚을 갚은 암자에서의 20일”… 에세이 펴낸 진옥현 서울시 관광산업과 주무관 인터뷰

“나에게 진 빚을 갚은 암자에서의 20일”… 에세이 펴낸 진옥현 서울시 관광산업과 주무관 인터뷰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2-09-09 14:00
수정 2022-09-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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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암자에서 20일간 머무르면 써 내려간 기록을 담은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을 펴낸 진옥현 작가. 진옥현 작가 제공
한 암자에서 20일간 머무르면 써 내려간 기록을 담은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을 펴낸 진옥현 작가.
진옥현 작가 제공
그저 일을 잘하고 싶었다. 일을 하다가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큼 일이 좋았다. 밤샘 작업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터와 집을 오가는 생활을 20여년간 반복했다. 이상하게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마음도 우울했다. 어느 날 ‘이렇게 살다가는 곧 죽겠다’ 싶었다. 그때 홀연히 산속 작은 암자로 들어갔다. 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은둔형 자연인’으로 살았다. 이상하게도 20일을 보내고서 ‘이제 살겠다’ 싶었다.

진옥현(필명 진은섭)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과 주무관의 이야기다. 그는 2021년 초 한 암자에서 보낸 기록을 담은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불광출판사)을 최근 펴냈다. 진 작가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을 잘하고 싶어서 자신을 닦달하고 이후 자신을 달래지 않으면 그게 곧 ‘나에게 진 빚’이 된다”며 “쉬어야 할 때는 잠시 멈추고 시간이 짧든 길든 자기 자신만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 작가는 몸과 마음이 한계에 다다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을 때 휴가를 내고 해인사의 삼선암을 찾았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고, 머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방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늦잠을 자고 빈둥거리며 때가 되면 밥을 먹었다. 비구니 스님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새벽엔 마당에서 서서 하늘을 수놓은 별을 바라봤다. 오랜만에 경험하는 진정한 휴식이었다.

진 작가는 “회사에서와는 달리 암자에서는 특별히 해야 할 의무가 없으니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더라”며 “사람이 단순해지면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지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진옥현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과 주무관이 펴낸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 불광출판사 제공
진옥현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과 주무관이 펴낸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
불광출판사 제공


진 작가는 암자에 머무는 동안 작은 것에도 감탄하고 만족하게 됐다고 했다. 스님이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향을 맡는 그 순간은 신선이 됐다는 생각이 들 만큼 황홀한 경험이었다고. 평소 예민했던 마음이 좀 누그러지니 만성 소화불량 증세도 나아졌다.

진 작가는 “어른이 되면 인생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자신감도 없었다. 어른 될 준비를 안 하고 바쁘게만 살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암자에서 나 자신을 다독이고, 돌보는 시간을 가지니 이젠 어려운 일이 닥쳐도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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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생활 속에 마음 건강을 제대로 돌볼 틈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진 작가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면서 “너무 큰 꿈을 위해 자신을 혹사하지 말고 힘에 부칠 땐 남에게 도움을 구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이 ‘배꼽에서 올라오는 재미를 찾아라’라는 말을 하곤 했었는데, 일상 속에서 즐겁게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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