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희의 TMI] 유아인은 ‘살아 있다’

[이보희의 TMI] 유아인은 ‘살아 있다’

이보희 기자
입력 2020-07-01 18:08
수정 2020-07-0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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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온라인뉴스부 기자
이보희 온라인뉴스부 기자
배우 유아인이 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왔다. 유아인은 ‘살아 있다’라는 말과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그는 늘 깨어 있다. 대중이 만든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 스타답지 않게, 예쁨 받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유아인은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그의 일상을 공개했다.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3층 집과 그의 자동차, 입고 마시는 것, 운동법까지 모든 것이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유아인은 복합 예술 공간인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운영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그림부터 조각상까지 “순간순간의 취향이 묻어 있다”는 인테리어는 그의 예술가적 면모를 돋보이게 했다.

그는 해독 주스, 고구마 음료 등 액체로만 식사를 해결했다. 운동을 하러 나가서는 매트에 누워 있기만 했다. 강사가 그의 몸을 움직여 줬다. 유아인이 소개한 운동은 ‘알렉산더 테크닉’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 안정에 도움이 돼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함과 독특함을 넘나드는 그의 일상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유아인이 출연한 ‘나 혼자 산다’는 2주 연속 12%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주말 내내 ‘유아인 집’, ‘유아인 자동차’, ‘유아인 운동법’ 등의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를 뒤덮었다.

유아인은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의 모습을 VCR로 지켜보면서 “나 좀 재수 없나”, “허세 그 자체다”라고 자책했다. 유아인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있었다. 기성세대의 진부함과 불합리함을 거부하는 그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말들을 내뱉었다. 그는 까칠하고 유별난 사람 취급을 받았고 대중과 멀어져 범접할 수 없는 세계로 가고 있었다.

세간의 평가에 흔들림 없이 유아인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밀회’, 영화 ‘완득이’, ‘깡철이’, ‘사도’ 등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쌓아 올렸다. 그리고 2015년 영화 ‘베테랑’에서 소름 돋는 재벌 2세 연기와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로 국민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17년 건강상 이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으며 또다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유아인은 언제나 그랬듯 자신을 향한 부정적 시선에 굴하지 않았다. 성실한 활동을 이어 가며 논란을 지워 갔다.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영화 ‘버닝’ 등의 작품에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리고 그는 영화 ‘#살아있다’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2월 23일 이후 개봉작 중 최초의 성과다. 유아인은 죽지 않는다.

boh2@seoul.co.kr
2020-07-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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