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피어…셰익스피어

여름에 피어…셰익스피어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0-06-17 20:00
업데이트 2020-06-1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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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극작가, 뮤지컬로 다시보기

8월 ‘썸씽로튼’ 국내 라이선스 개막
바텀 형제 작품 탄생기 그린 코미디


베토벤·조카의 실화 모티브 ‘루드윅’
‘템페스트’ 직접 연주 아역배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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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최초 내한공연을 가진 뮤지컬 ‘썸씽로튼’에서 셰익스피어 등장 장면. 엠트리뮤직, 에스앤코 제공
지난해 6월 최초 내한공연을 가진 뮤지컬 ‘썸씽로튼’에서 셰익스피어 등장 장면.
엠트리뮤직, 에스앤코 제공
셰익스피어의 르네상스 시대가 1930년대 브로드웨이와 비슷했다면? 셰익스피어가 갈릴레이를 만났다면?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다양한 희극과 비극을 써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뮤지컬 무대에서 언제나 사랑받는 인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베니스의 상인’ 등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등장인물이 되거나 상징처럼 쓰이기도 한다. 올여름 뮤지컬 무대에서도 셰익스피어를 만나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뮤지컬 ‘썸씽로튼’이 오는 8월 국내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처음 막을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대목과 단어들을 차용한 대사와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등 유명 뮤지컬 작품들의 장면과 음악, 패러디가 이어지는 기발한 코미디 작품이다.
8월 개막하는 뮤지컬 ‘썸씽로튼’의 강필석(왼쪽)과 이지훈. 로네뜨 제공
8월 개막하는 뮤지컬 ‘썸씽로튼’의 강필석(왼쪽)과 이지훈.
로네뜨 제공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지난해 처음 내한공연을 가져 호평을 얻었다. 국내 라이선스 초연으로 배우 강필석, 이지훈, 서은광이 극을 이끌어 갈 닉 바텀 역을 맡아 열정 넘치는 극작가로 셰익스피어를 견제하며 걸작을 만들어내는 연기를 펼친다.
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의 아역배우 차성제(왼쪽)와 백건우. 쇼온컴퍼니 제공
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의 아역배우 차성제(왼쪽)와 백건우.
쇼온컴퍼니 제공
오는 3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는 셰익스피어의 영감을 느낄 수 있다. 베토벤과 조카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천재 악성 베토벤의 인간적 고뇌를 담은 작품인데, 극 중 아역배우 차성제와 백건우가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를 연주한다. 이 곡은 베토벤에게 “피아노 소나타 17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물었을 때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라”고 답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곡가로서 명성을 누리다가 20대 후반 청력을 잃고 절망에 빠진 루드윅(베토벤) 앞에 도전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인물 마리가 나타나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우치는 과정을 풀어낼 작품에서 템페스트는 격정적인 선율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로맨스극인 템페스트도 절망을 딛고 일어서 화해하고 포용하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창작 뮤지컬 ‘최후진술’은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564년 동갑내기인 셰익스피어를 삶의 마지막 여행에서 만난다는 참신한 상상의 전개를 담았다. 하늘의 별을 지켜보며 지동설을 지지했다가 로마교회의 종교재판을 받게 된 절체절명의 순간의 별을 노래하는 시인 셰익스피어와의 대화가 신선하다며 관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17일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지금도 아티스트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거나 응용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이야기가 많다”면서 “끊임없이 후대에서 변주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요소도 많고 여전히 아티스트들에겐 도전하고 싶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0-06-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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