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책방의 확산…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

“조선 후기 책방의 확산…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10-11 01:33
업데이트 2023-10-11 10: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학진흥원 ‘담’ 10월호 분석

이미지 확대
필사본 소설을 대여해 주고 돈을 벌었던 조선 후기의 책 대여점 세책방이 배경으로 나온 영화 ‘음란서생’. CJ ENM 제공
필사본 소설을 대여해 주고 돈을 벌었던 조선 후기의 책 대여점 세책방이 배경으로 나온 영화 ‘음란서생’.
CJ ENM 제공
과거와 달리 책은 온라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SNS)의 확산으로 독서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문해력 위기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은 웹진 ‘담談’ 10월호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라는 주제로 조선에서 책은 어떤 위치였는지, 책의 생산과 보급, 관리는 어땠는지 출판과 관련해 샅샅이 살펴봤다.

육수화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조선 시대 서적의 보급과 교육기관의 장서 관리’라는 글을 통해 조선 후기 오늘날 서점에 해당하는 서사와 책 대여점인 세책방의 등장과 확산이 지식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책방과 서사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 약화와 중세적 지식체계가 근대적 지식체계로 바뀌는 과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 서사가 있었고 송나라 때는 개인이나 서사가 판매를 위해 별도로 제작한 방각본이 성행했지만 조선에서는 양반 세력에 의해 선조 초기에나 가능했다. 지식과 정보의 유통과 확산을 의미하는 서사의 설치는 지식 권력의 독점과 양반 중심 사회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종 14년인 1519년에 시강원의 건의로 서사 설치를 왕도 받아들여 대신들에게 의견을 정하도록 했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당시 지방 국립학교인 향교에서조차 유생들이 읽을 책을 갖출 수 없을 정도였다.

편집자인 김수영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책이 가볍게 여겨지고 존경받지 못하는 세상은 변화를 포기하는 세상”이라면서 “책을 통하지 않고 이 세상이 나아지는 길은 없는 만큼 가을에 책의 가치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측면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를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2023-10-11 22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