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규제자유특구’ 신성장 동력 활짝
울산 온산공단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도시다. 2019년 1억 13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전국 배출량의 22.3%를 차지했다. 또 울산에는 전국의 탄소배출권 할당업체 607곳 가운데 76곳이 입주해 있다. 배출권 거래제에 의한 탄소배출권 가격도 t당 3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올라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이런 울산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탄산칼슘은 현재 폐기물로 분류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특구에서는 한시적으로 규제가 풀리기 때문에 자원화가 가능하다. 앞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은 탄산칼슘으로 건설·화학소재 제품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폐기물을 자원화할 수 있다.
●폐기물을 건설·화학 소재로 활용
울산시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 심의를 앞두고 전문가 자문과 대정부 설득 작업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지난해 6월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지역 연구기관 등에서 사업 제안을 받아 수차례 검토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린뉴딜 정책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맞는 ‘이산화탄소 자원화’를 최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기업 및 전문가들의 자문과 협의를 거쳐 내실을 다졌다. 이어 중앙부처를 찾아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설명했다. 그 결과 정부 지원의 규제자유특구에 선정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구역’ 선정을 발표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 제공
●2022년까지 2년 동안 사업비 177억원 투입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비 등 총 177억원을 투입해 추진한다. 총 0.37㎢(10개 지역) 규모로 조성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웰스톤 등 5개 기업이 울산에 연구소 설립과 창업에 들어갔다.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은 공장 굴뚝에서 나온 배기가스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금속 성분을 뺀 철강 슬래그 찌꺼기에서 추출한 산화칼슘과 혼합해 탄산칼슘을 만든다. 이 탄산칼슘은 순도에 따라 저품위는 건설자재, 고품위는 화학소재 시제품을 만든다. 고품위 탄산칼슘은 울산하수슬러지처리시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저품위 탄산칼슘은 울산폐기물소각시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사용할 예정이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앞으로 2년 동안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만든 탄산칼슘 소재 제품을 현장 실증화를 거쳐 산업 전반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서 수입하는 탄산칼슘 국산화 효과 기대
특히 순도 95% 이상의 고품위 탄산칼슘은 7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만큼 소재의 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시는 이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24개 신규 기업 유치와 300명 신규 고용창출, 이산화탄소 포집량 110만t 등의 성과를 올려 총 1조 8000억원 규모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송 시장은 “울산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탄소배출 할당제 등 강화되고 있는 세계 환경 규제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 정유, 화학, 비철기업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21-01-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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