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마다 고성·막말…“의장 질서유지권 써야”[일하지 않는 국회, 이젠 바꾸자]

20분마다 고성·막말…“의장 질서유지권 써야”[일하지 않는 국회, 이젠 바꾸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3-10-09 23:53
수정 2023-10-0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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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치에 소란마저 일상이 된 본회의

李체포안 소란에 김의장 호통까지
대정부질문때도 고성에 14번 멈춰

“국민 눈높이 아닌 막말로 존재감
강성 지지층 호소 전략으로 전락”
‘발언 취소’ 명령권 재도입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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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항의하는 의원들을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항의하는 의원들을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의원들의 고성·막말이 일상처럼 된 가운데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엄정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거의 20분마다 장내 소란이 벌어지는 상황이 유권자들의 국회 불신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었던 지난달 21일 본회에서 고성·막말 등 장내 소란은 10회로, 평균 19.7분마다 한 번씩 소란이 있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연설에 민주당 의원들은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 “증거를 대라”, “여기가 재판부냐”라고 외치거나 야유를 보냈고, 여당 의원들은 “듣기 싫으면 나가라”, “뭐가 문제냐”며 고성으로 맞섰다.

이에 김진표 의장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의원들은 조용히 경청해 주시고, 한 장관은 요약해서 설명해 달라”고 중재했지만 소란은 계속됐다. 결국 김 의장이 “의장에게 발언권을 받지 않고 의석에서 소리 지르는 행위를 그만해 달라”며 호통까지 쳤지만 질서유지권은 집행하지 않았다.

지난달 8일 325분간 진행한 교육·사회 분야 대정부질문도 의원들의 막말과 고성으로 14번이나 멈췄다. 23분마다 한 번꼴로 장내 소란이 일어난 것이다.

국회의장은 의원의 막말이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경고·발언 금지·퇴장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행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의원의 소란에 회의장 퇴장은 물론 직무 정지까지 시키는 영국 의회와 비교해 우리 국회에서 장내 소란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 국회도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집행을 넘어 중상·모욕적 발언을 하는 경우 ‘면책특권’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자는 목소리가 2014년에 나왔지만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의 ‘발언 취소’를 명령하는 권한을 재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제도는 제12대 국회까지 운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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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여야를 불문하고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의 표심에 호소하는 정치가 득세하다 보니 막말을 쏟아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강성 당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략이 된 상황”이라며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국회의원은 양극단이 아니라 가운데 놓인 보편적 국민의 견해를 들어야 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2023-10-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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