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탓에 여행 힘들다면, 아침 ‘배꼽시계’를 맞춰 보세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시차 적응 탓에 여행 힘들다면, 아침 ‘배꼽시계’를 맞춰 보세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09-06 23:56
업데이트 2023-09-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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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몸에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기온의 변화도 커지고 체내 호르몬뿐만 아니라 생체리듬이라고 부르는 생체시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외부 환경 따라 생체시계도 변화

생체시계 변화로 인한 후유증은 긴 휴가를 보내고 일상에 복귀할 때도 나타납니다. 장시간 비행을 해 시차가 크게 나는 나라를 여행할 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어두워지면 잠듭니다. 시간이 되면 배가 고파지는 것도 생체시계의 일종인 ‘배꼽시계’가 작동해 소화효소를 배출하기 때문이지요.

미국 노스웨스턴대 분자 생명과학과, 정량 생물학 연구센터, 응용수학과, 물리·천문학과, 복잡계 연구소, 샌타페이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시차 적응 장애는 몸속 여러 종류의 생체시계가 동기화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며 나이 들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복잡계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비선형 과학 카오스 통합연구 저널’ 9월 6일자에 실렸습니다.

●시차 부적응, 두통·수면장애 등 유발

먼 나라로 떠나는 여행은 쳇바퀴 같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시차 부적응은 극심한 피로감, 수면 장애, 두통, 불안감, 배탈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의 몸속에는 생체시계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뇌 생체시계는 빛에 반응하고 말초 신경은 식사 시간에 의존하는 등 고유한 신호에 의존하는 식입니다. 외부환경과 생체시계가 일시적으로 차이를 보일 때는 시차 부적응 같은 단기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만성화되면 면역계 균형이 무너져 각종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 같은 난치성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됩니다. 생체시계 상호 관계만 밝혀내면 쉽게 풀릴 문제지만 신체의 다양한 생체시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나이 들수록 동기화 힘들어 부작용

이번 연구팀은 여러 생체시계가 동기화되지 않을 때 시차 적응이 힘들어지는 원리를 수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모델에 따르면 각 생체시계는 진동자 두 개가 결합한 것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 줍니다. 생체시계들은 다른 것들과 비슷하게 작동하지만 고유한 진동과 리듬을 갖고 있습니다. 생체시계들은 특정 외부 신호 하나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다른 것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젊었을 때는 생체시계 간 동기화가 쉽지만 나이가 들면 세포 노화로 인해 생체시계 동기화가 어렵고 시차 적응 관련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충분한 아침식사로 리듬 회복을

이에 연구팀은 시차가 크게 차이 나는 나라로 여행할 경우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충분히 한다면 시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위의 생체시계에 변화를 줘 뇌 생체시계를 조정하는 식입니다. 연구를 이끈 로즈메리 브라운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각각의 생체시계가 시차뿐만 아니라 노화 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보여 준다”면서 “생체시계 간 동기화가 되지 않을 경우 불면증은 물론 우울증, 암, 노화 등 각종 건강 문제도 유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용하 기자
2023-09-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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