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해병대 총기사건 ‘기수열외’ 질타

국방위, 해병대 총기사건 ‘기수열외’ 질타

입력 2011-07-07 00:00
업데이트 2011-07-07 10: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여야 “지휘관, 기수열외 악습 알고도 방치” 비판



해병대 총기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회의에서는 이번 사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기수열외’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기수열외는 해병대 병사들 사이에서 일종의 전통으로 여겨지는 집단 따돌림으로 이번 사건을 일으킨 김모 상병도 그 피해자로 알려졌다.

여야 국방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장관과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을 상대로 기수열외가 군 지휘부의 ‘책임 방기’ 결과가 아니냐며 매섭게 질타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은 기수열외를 영화 ‘어퓨굿맨’에 나오는 미국 해병대 가혹행위 ‘코드 레드’에 비유하며 “해병대가 이런 정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유 사령관에게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간부들끼리 서로 음해하고 병사들은 자기들끼리 위계질서를 확립하면서 이 둘이 상승작용을 한 게 최근 해병대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 이유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어떻게 후임병이 선임병에게 모욕을 주고 왕따시키느냐”면서 “지금까지 소대장·중대장·대대장들이 (그런 악습을) 다 알고도 방치했다는 것 아니냐. 골병이 굉장히 심하게 들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유 사령관에게 “2011년 3월 기수열외에 대한 엄격한 처벌방침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공고를 받지 않았느냐”면서 “구타와 가혹행위로 유지되는 군이 필요하나. (그런 군은) 이제 허상”이라고 비판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신 의원은 발언을 시작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약간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기수열외라는 게 인격파괴와 왕따, 자존심 상처인데 이런 걸 가장 예민한 10대 나이에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18세는 상당히 어리고 자기 통제가 안되는 나이인데 (입대) 나이를 상향 조정할 필요성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의원들의 거듭된 질책성 질문을 받고 답변을 통해 “사고 예방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번에 해병대에서 이런 문제가 나왔다는 건 진작 짚고 가야 할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누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사령관은 “기수 열외를 부대 지휘관이 다 알고 있었을 것 아니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정확히 기수 열외는 소대장 중대장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선책을 묻는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철저히 조사하고 (사병) 면담을 통해 (기수열외를) 제거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회의에 출석한 김영후 병무청장은 “(나이 조정은) 각 군 총장과 함께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각군에서 필요하다면 검토해서 18세 자원을 가능한 제한하고 19세를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