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돈봉투 의혹’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입력 2012-02-09 00:00
수정 2012-02-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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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는 입장 표명

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의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박 의장은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이 지난 1월4일 공개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18대 국회 후반기 의장인 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29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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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박희태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의장의 사퇴문을 대신 발표했다.

박 의장은 사퇴문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고개숙인 대변인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개숙인 대변인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백두진, 박준규 등에 이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5번째 의장이 됐다.

특히 비리 관련 사건에 연루돼 현직 의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박 의장의 사퇴는 일부 언론이 이날 그의 전 비서 고명진씨가 2008년 전대 당시 고 의원 측에 건네진 문제의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보도한 직후 나온 것이다.

박 의장은 그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의 사퇴 촉구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해왔으나 검찰 수사의 칼날이 좁혀오자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박 의장과 2008년 전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정무수석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박 의장 돈봉투 사건은 “박 의장측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받았다가 되돌려주었다”는 고 의원의 증언으로 지난 1월4일 처음 공개됐다.

고 의원은 같은 달 8일 검찰에서 “2008년 7월 전대(3일) 2∼3일 전에 의원실로 현금 300만원이 든 돈봉투가 전달됐으며, 봉투 안에는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있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박 의장이 전격 퇴임함에 따라 후임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4선의 이해봉 의원과 6선의 홍사덕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회 일각에서는 ‘3개월 의장’을 새로 선출하는 것이 무리라는 점을 들어 정의화 부의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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