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회의 ‘파행’…당권파, 국회 본관 출입구 점거

진보당 회의 ‘파행’…당권파, 국회 본관 출입구 점거

입력 2012-05-05 00:00
수정 2012-05-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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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이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 의혹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18시간에 걸친 밤샘 마라톤 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5일 현재 당권파 50여명이 국회 본관 출입구를 점거하면서 회의가 속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합진보당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8시30분까지 국회에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와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현장에서 발의된 안건은 ▲조속한 사태수습 후 5월12일 보고한 뒤 공동대표단 총사퇴 ▲순위경쟁 명부상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총사퇴 ▲선거관리 관련자 전원 당기위원회 회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이었다.

이 안건에 찬성하는 쪽은 주로 비당권파(국민참여당+진보신당 탈당파)였다.

조승수 의원은 “누구 잘못을 따지기 전에 국민들에 비춰지고 있는 엄중한 현실이 있다”며 “이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전날 의원직을 사퇴한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도 “4·11총선을 통해 국민이 당에 표를 줬지만 이것이 대단히 잘못된 당의 행태였으므로 후보자들의 당선 여부를 떠나 전원사퇴가 옳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운영위원들이 같은 얘기를 반복하면서 시간을 끌면 끌수록 당의 존립 기반을 잃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운영위원들을 향해 “(당대표를)그만둔다는 것이 굉장히 아프다. 운영위가 조직적으로 (지도부 총사퇴를)권고해주시면 개인적으로 그나마 덜 아프고 아울러 무책임하다는 비난이나 비판도 덜 받을 것 같다”며 운영위 차원의 지도부 총사퇴 권고를 촉구했다.

강기갑 의원도 “정치는 사심과 자기 야욕과 집착을 끊고 버려야 할 때는 정말 버려야 한다”며 “이런 때야말로 포기할 때는 포기하고 죽을 때는 죽어야 하고 내려놓을 때는 내려놔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 통합진보당의 새로운 싹을 키우고 당을 회생시킬 수 있는 용단이자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정희 공동대표와 우위영 대변인은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며 권고안 처리에 반대했다.

이날 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진행한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보고서에서 직접 거론된 분들 뿐만 아니라 부실한 조사로 과도하게 부정행위자로 내몰린 분들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에게 자제할 말이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공정하게 대할 의무가 있는데 그것이 무너진 것이 매우 고통스럽다”며 “부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함께 책임지자라고 얘기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우위영 대변인도 “이번 진상조사보고서는 천안함 보고서 수준의 누더기 합의문이며 진상조작보고서”라며 “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부실조사에 대해 사과하고 당원을 모독하고 명예훼손하고 범죄자로 취급한 어마어마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사보고서에 대한 사과가 없는)비대위 구성은 모든 것을 뒤집어엎으려는 무책임하고 반당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토론이 이어지자 조준호 공동대표는 “진상조사를 책임졌던 위원장으로서 이런 사태를 맞은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증거자료 예시과정에서 당원 동지들께 큰 상처가 되셨으리라 생각하고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드린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진상조사보고서 가운데 예시됐던 부분이 일부 당원에게 상처 준 사례가 확인됐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게 좋겠다”며 “이후에 2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책임 규명과정에 소명과정을 충실히 거치자”고 제안했다.

격론을 거친 통합진보당은 정회 후 오전 11시께 국회 본관 의정지원단실에서 전국운영위원회를 재개해 권고안을 표결에 부치려했지만 일부 당권파의 반발로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오후 1시 현재 국회 본관 출입구 앞에서 당권파 소속 당원 및 지지자 50여명이 점거 농성을 벌이며 운영위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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