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이런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발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여론조사 컷오프제는 대통령 선거와 시도지사 선거에서 각각 세 차례, 두 차례씩 치러지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에 적용된다. 대선을 예로 들면, 1차 토론회는 현행 규정이 적용된다. 국회 의석 5석 이상, 직전 대선·비례선거 득표율 3%이상인 정당의 후보자나 여론조사 5% 이상 후보자가 참석할 수 있다. 그러나 2차 토론때부터는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1차 토론회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자만 토론에 참석할 수 있다. 마지막 3차에서는 여론조사 상위 1, 2위 후보자로만 토론을 실시한다.
이 기준을 지난 대선에 적용한다면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1차 TV토론에만 참석할 수 있었고, 2·3차 토론은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간의 양자 대결로 진행됐을 것이다. 유력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토론이 집중되게 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비롯해 후보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 등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단, 선관위는 “2위와 3위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하게 조사될 경우 3위도 TV토론에 참석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정당에 주어지는 국고보조금의 중복지급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 총선과 대선에서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정당에 선거보조금이 지급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선거비용을 득표율에 따라 보전해주고 있다. 선거를 치른 뒤 유효 득표수의 15% 이상을 얻은 후보자는 선거비용의 100%를, 10% 이상 15% 미만이면 50%를 각각 돌려받는다. 선관위는 이를 중복지급으로 보고 이미 지급된 선거보조금을 감액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안이 법제화된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선거보조금으로 받은 177억원과 161억 5000만원을 앞으로는 받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정당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선거보조금을 감액하면 대선을 치러내기 어렵다. 불법 선거 자금이 다시 횡행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선관위 윤석근 선거정책실장은 “주어진 범위 내에서 선거를 치르면 된다”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3-05-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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