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국·바른미래, 범보수 연합 신호탄 쐈다” 한국 “與, 6·13 지방선거 매몰 정략적 행태” 비난
여야의 평행 대치 속에 4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전날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4월 임시국회가 개의조차 하지 못한 데 이어 3일에는 자유한국당의 임시국회 보이콧 선언 여파로 상임위가 줄줄이 파행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갔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인 이번 임시국회가 이 같은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얼어붙으며 최대 현안인 헌법 개정 논의는 물론이고 추가경정 예산을 비롯한 쟁점법 처리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정의당의 공동 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평화와 정의) 출범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평화와 정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팽팽하게 원내 지형을 양분한 상황은 이 같은 긴장의 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여야 원내대표는 4일 여의도 모처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개헌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현재로썬 4년 중임제를 기초로 한 정부 개헌안과 총리 추천제를 공통분모로 하는 야4당의 입장차가 현격해 진전을 점치기 쉽지 않다.
여야는 이날 개의조차 하지 못한 임시국회 파행 책임을 놓고 네탓 공방만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겨냥해 ‘범보수 연합의 신호탄을 쏜 것’이라며 비판하는 동시에 한국당이 내놓은 개헌안에 대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국회가 열릴 때마다 보이콧을 무슨 통과의례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는 생각을 안 하고 국회를 파행시키고 정쟁에 몰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또 “한국당이 어제 개헌당론으로 대통령은 국방·통일·외교만 담당하고 총리가 다른 것을 총괄하는 이원집정부제를 확정했다고 한다”면서 “국민이 이원집정부제·내각제에 찬성하지 않는 것은 이런 한국당의 습관적 보이콧과 같은 무책임한 행태 때문”이라고도 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4교섭단체 체제 첫 본회의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벌써부터 지방선거 공동보조를 위한 범보수 연합의 신호탄을 쏜 것이 아닌가 국민이 묻고 있다”며 “이번 국회 파행은 개헌열차 탈선을 바라왔던 두 야당의 개헌 시간 끌기, 동시투표 무산 전략 아닌가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은 여당의 일방 독주 때문에 국회가 파행하고 있다고 지목하며 방송법 등 쟁점법 처리에 있어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3월 임시국회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사일정 비협조에 의해 무산돼 버렸다”면서 “4월 국회도 방송법을 비롯한 특별감찰관제도, 규제프리존법 등 핵심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도 오히려 6·13 지방선거에만 매몰된 정략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또 사실상 의원 내각제에 준하는 수준의 국회 권한 강화를 기초로 한 자체 개헌안을 공식 발표하며 제왕적 대통령제로 규정한 정부 안에 대한 비판에도 화력을 집중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특권화된 권력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만들어내는 구조적·내제적 요인”이라며 “이번 개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는 분명히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방송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며 “상식과 보편성을 뒤집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개헌과 민생개혁 입법이라는 결실을 보아야 할 4월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방송장악 금지법 발의 당시 민주당 의원 116명이 동참하고, 조속한 법 통과를 위해 민주당은 국회에서 농성도 했다”며 “그러던 민주당이 집권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손바닥을 뒤집듯 했다. 이것은 역대급 말바꾸기로, 오만함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떤 경우에도 특정 사안 하나 때문에 국회가 공전해선 안 된다”며 “방송법 같은 경우는 여야 공수가 교대될 때마다 입장이 서로 다르지 않느냐”며 양측 모두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장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국회는 공전해선 안 된다”며 “각 당에서 통과시키고 싶은 법들을 일정 협의를 거쳐 같은 테이블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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