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멘난민 문제에 국민청원 봇물…20만 참여한 불허 청원도

제주 예멘난민 문제에 국민청원 봇물…20만 참여한 불허 청원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6-18 09:22
수정 2018-06-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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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추방·무사증제도 폐지요구 등 게시글 70건 육박

제주도의 예멘인 등 난민수용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난민수용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었다.

지난 13일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무사증 입국·난민신청허가 폐지 및 개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글은 닷새만인 18일 오전 9시30분 현재 20만8천96명의 참여자를 확보, 청와대의 공식답변 요건인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를 충족했다.

청원자는 청원글에서 “현재 불법체류자와 다른 문화마찰로 인한 사회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구태여 난민신청을 받아 그들의 생계를 지원해주는 것이 자국민의 안전과 제주도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심히 우려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을 받으러 온 난민들이 진정 난민들일지도 의문이 있다”며 “재고하거나 엄격한 심사기준을 다시 세우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국민의 치안과 안전, 불법체류 외 다른 사회문제를 먼저 챙겨주시기 부탁한다”며 “난민 입국 허가에 대한 재고와 심사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에 대해서 폐지 또는 개헌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글 이외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의 난민수용과 관련된 게시글은 70건에 육박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돼 이번 달 집중 게재된 글에서 청원자들은 “최근 제주도 사태의 난민들은 제주도 무비자 입국과 난민법을 교묘히 악이용하고 있다”, “무사증을 이용해 불법취업, 난민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브로커들이 판치고 있다”, “그 사람들 중에서 IS나 극렬 이슬람주의자 테러리스트가 없다는 걸 누가 보증하나”라고 주장했다.

소수지만 난민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옹호 글도 있었다.

해당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인권국가”라며 “그들이 다시는 전쟁위협에 시달리지 않게 최선의 지원을 해주길 청원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올라와 15만명이 넘게 참여한 한 ‘난민수용 거부’ 청원을 16일 삭제하기도 했다.

‘이슬람 사람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애 낳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성범죄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청원 규정상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표현을 담은 청원’은 삭제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규정으로 봤을 때 일부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삭제했다”며 “예멘 등 난민에 관한 이슈라는 점과는 무관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에 문제를 발견했었어야 했는데 (대응이 늦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난민신청자는 중국과 예멘 등 369명에 달했고, 이 중 예멘인 난민신청자는 90명(24.4%)이었다.

또 지난달 2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직항편으로 예멘인 76명이 한꺼번에 입국하기도 하는 등 제주 내 예멘인 난민이 급증하는 추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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