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4세 최고위원’ 박성민···“개강하지만, 할 일은 해야죠”

與 ‘24세 최고위원’ 박성민···“개강하지만, 할 일은 해야죠”

신형철 기자
입력 2020-09-01 16:27
수정 2020-09-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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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임명직 최고위원 지명
민주당 ‘여성·청년’ 대변 기대
이낙연 전화에 3초간 정적”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제공
“여성과 청년의 편에 서야 할 땐 두렵고 비판을 받더라도 그 자리에 서 있어야죠.”

더불어민주당 박성민(24) 최고위원은 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당이 소신 발언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 아니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이낙연 신임 대표가 지난 31일 그를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직후 실제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박 최고위원이 페미니즘 등 민감한 문제를 계속 제기하며 논란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박 최고위원은 “당원들도 당이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라며 “당원들을 위하면서도 여성과 청년에게 필요한 발언은 하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청년대변인으로 일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대변인 때는 청년으로서 소신발언을 하라는 요구와 대변인으로서 당 입장을 견지하라는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며 “그때 제게 생긴 원칙은 청년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순간만큼은 청년 곁에서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대변인일 때도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땐 나섰다”며 “최고위원이되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화에 “헉”소리 났지만, “필요했던 일이죠”박 최고위원은 지난 31일 이낙연 지도부의 임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됐다.박 최고위원이 지명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지난 29일 전당대회 직후였다.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주말 저녁 당선된 후 직접 전화를 했다”며 “처음에는 3초간 ‘헉’소리가 나오면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 최고위원은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당 지도부에 여성청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실제로 그 일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지는 몰랐지만, 이 일(여성청년 최고위원직 지명)이 필요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만 24세의 나이에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받았다. 만 24세인 박 최고위원은 만 25세부터 부여되는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아직 부여받지 못했다. 선거권은 가졌지만, 피선거권을 가지지 못한 정치적으로 소외된 청년층을, 박 최고위원이 176석 거대 여당인 민주당에서 대표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 최고위원은 “이낙연 지도부가 여성과 청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바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최고위원의 가세로 이낙연 지도부는 젊음을 얻었다.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이낙연 지도부의 평균연령은 58세다. 21대 국회의원 평균(54.9세)보다 높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이 가세하며 평균연령이 4세 이상 어려지면서 국회 평균보다 젊은 지도부가 됐다.

단순히 평균연령만 어려진 게 아니다. 박 최고위원은 “제 친구들이 취준생”이라며 “대학가만 가봐도 등록금은 그대로 내는데 불안정한 온라인 수업을 들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문제는 직접당사자가 아니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하던 당시 박성민 최고위원의 모습.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하던 당시 박성민 최고위원의 모습. 민주당 제공
18학점 들으며 최고위원직 병행···“안 되도 되게 해야죠”박 최고위원은 아직 졸업을 하지 않은 ‘대학생’이다. 청년대변인으로 일하며 휴학했던 박 최고위원은 9월이 되면서 복학신청을 했다. 박 최고위원은 “3학년 2학기로 복학했다”며 “18학점을 신청했는데 학업과 최고위원직을 병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학업과 정치활동을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박 최고위원은 “안 돼도 되도록 해야죠”라며 웃었다.

다만, 박 최고위원은 단순히 청년과 여성문제에만 천착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역할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의제로 소통하고 싶다”며 “청년과 여성 이슈에 대한 관심은 기본 값이고, 그 외에도 소외된 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청년대변인으로 일한 경험을 발판으로 언론에 대해 이야기도 할 생각이다. 그는 “언론에 비판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면서 “합리적 비판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사실 관계를 왜곡한 기사나 국민의 불안감을 지나치게 가중하는 기사는 보도하기 전에 조금 고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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