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낙천자 줍기’ 집중
기존 정당 공천 심사 기준 ‘깜깜이’
낙천자 영입 땐 검증 시간 부족
“이념·정체성 없다는 방증” 비판
박시종 ‘음주운전’ 설주완 ‘뺑소니’
개혁신당 일부 인사 부적절 논란
양정숙 합류… 보조금 6억원 확보
이낙연(왼쪽)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철근(가운데)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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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에 대해 “네 세력(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이 합쳐지다 보니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이번 주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4개 세력에 초기부터 참여했던 주요 당직자들은 통합 개혁신당에서도 당직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공식 임명은 안 했다”면서도 “당직을 하나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중에서는 이미 논란이 불거진 인물이 적지 않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이 공동대표를 따라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사무위원장 당직을 맡아 논란이 됐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인 2019년 2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벌금 100만원을 처분받은 전력 때문이다. 이에 박 전 행정관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후보자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다 민주당을 탈당했다. 설주완 변호사도 2011년 뺑소니 사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었던 미래대연합에서 대변인을 맡았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정당은 공천 관련 의사결정을 밀폐된 공간에서 해 버리니 투명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급조된 정당이 선거 때 낙천자 줍기를 하는 것은 이념이나 정체성이 없다는 걸 방증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진 않다”고도 했다.
후보자를 검증할 시간도 촉박하다. 총선을 56일 앞둔 이날 개혁신당 최고위는 통합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후보자 검증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통합공관위 구성 이후에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당의 부실 검증 논란은 과거 선거에도 있었다. 21대 총선에서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이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자처하던 신당이었던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출마 만류 목소리가 나왔던 김 의원은 신당이었던 열린민주당으로 선회했는데, 이후 무혐의로 결론 났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연루된 최 전 의원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지난해 9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주진형 전 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지만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되기도 했다.
낙천자 줍기로 선전한 신당으로는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이 꼽힌다. 당시 현역이면서 기존 정당에서 공천 배제된 권은희, 부좌현, 전정희, 정호준 전 의원 등이 줄줄이 입당해 창당 46일 만에 20석 이상을 확보,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신청했다. 19대 총선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통민주당에서 세금 체납과 관련된 인물이 최소 4명 있었다.
한편 개혁신당은 이날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합류로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해 각종 보조금을 받는 의석수(5석) 기준을 넘겼다. 이에 개혁신당은 15일 기준으로 산정하는 1분기 국고보조금을 6억원 정도 받게 됐고, 다음달 22일 기준으로 의원 5명 이상을 유지할 경우 25억원가량의 선거보조금도 받는다.
2024-02-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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