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한덕수” “저 안 변했어요”…박지원·한덕수 위트 섞인 설전

“나쁜 한덕수” “저 안 변했어요”…박지원·한덕수 위트 섞인 설전

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입력 2024-09-09 18:08
수정 2024-09-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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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DJ정부 비서실장·경제수석
박지원 “대통령에 나 쓰라고 하라”
한덕수 “그렇게 건의하겠다” 응수



김대중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날카로운 질의응답 속 위트 섞인 설전으로 여야 의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의원이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하자 한 총리는 “저 안 변했다”고 했고, 박 의원이 대통령실의 홍보를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한테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총리는 곧바로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대정부질문 첫 질문자로 나선 박 의원은 발언대에 서자마자 한 총리를 상대로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응급의료 혼란을 두고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이 “우리가 잘 아는 사이 아니냐”고 하자 한 총리도 “너무나 잘 아는 사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을, 한 총리는 경제수석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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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박 의원이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피해 갔다. 그러자 박 의원은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저 안 싸운다”고 응수했다. 이어 “의원님 저 안 변했다”며 “의원님을 존경하고 의원님과 말레이시아에 가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개원식 당일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생일파티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신 나간 대통령실에서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고 비판하자 한 총리는 “이제까지 비서실장으로서 공보수석으로서 홍보수석으로서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며 박 의원을 치켜세웠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총리는 곧바로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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