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노동자·사이버 종북활동가…당국, 구속영장 청구유해 1구는 동반자살 시도 위해 남편이 살해한 부인

북한이 지난 25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 우리 국민 6명은 국내에서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거나 사이버 종북활동을 전개하다 지난 2009∼2012년 밀입북한 사람들인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북한에서 송환된 김모(44)·송모(27)·윤모(67)·이모(65)·정모(43)·황모(56)씨 등 6명을 25일 판문점에서 체포해 입북 경위와 북한 체류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사업실패·가정불화와 생활고 등으로 일용직 노동직을 전전하거나, 사이버 종북활동을 전개하다 밀입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2009부터 2012년까지 압록강과 두만강의 얼음판을 넘거나 중국 유람선에서 뛰어내려 도강하는 방식으로 밀입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사이버상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쓴 뒤 자신의 필명이 노동신문에 소개되는 것을 보고서 “입북하면 북한이 잘해 줄 것”이라는 망상을 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 다른 이는 건강이 나빠지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북한에 가면 잘 살 수 있고, 아픈 몸도 요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밀입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의 온성·회령·신의주·원산 등의 수용소에 분산·감금돼 최소 14개월에서 최장 45개월에 걸쳐 조사를 받다가 최근 송환을 앞두고 모두 원산수용소에 집결돼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안당국의 조사에서 “밀입북 하기전 신장결석이 발생하여 북한에 치료를 요구했으나 치료해 주지 않았다”, “수용소에서 장기간 독방생활을 했으며 단 한 차례도 외출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가 없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40㎏도 되지 않는다”, “북한 체류시 15개월간의 초대소 구금생활에 지쳤다”고 진술하는 등 북한에 대해 실망과 극도의 배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인도한 유해 1구의 살해범으로 지목된 남편 이모씨는 “원산 초대소 체류중 동반자살을 하고자 처를 목 졸라 죽이고 나도 죽으려고 자해했으나 실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이씨와 관련,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틀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는 대로 구체적인 밀입북 경위, 북한체류 행적을 비롯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안당국은 이들로부터 노트북, 휴대전화, 미화 등 총 96점의 압수물을 확보, 밀입북 경위 등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설사 및 결핵 등으로 건강쇠약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조사에 잘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