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본 북한 중학생 징역 14년…음란물은 부모와 추방 [김유민의돋보기]

‘아저씨’ 본 북한 중학생 징역 14년…음란물은 부모와 추방 [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2-01 11:07
수정 2021-12-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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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 시청에 징역 14년 중형 선고
한국 작품 유행에 공포 분위기 조성
청년교양보장법으로 선전선동 작업

위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평양 락랑구역 충성초급중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복도에 늘어서 체온을 재고 있다. 2021.5.16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위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평양 락랑구역 충성초급중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복도에 늘어서 체온을 재고 있다. 2021.5.16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영화 아저씨 스틸컷
영화 아저씨 스틸컷
북한에서 한국 영화 ‘아저씨’를 본 중학생이 징역 14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중학생은 단 5분 시청에 중형을 선고받았고, 연좌제가 적용되는 부모 역시 추방을 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1일 대북전문매체 데일리 NK는 양강도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7일 혜산시의 중학생 한 모 학생이 ‘아저씨’를 본 지 5분 만에 단속에 걸려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법으로 ‘남조선의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그림, 사진 등을 직접 보고 듣거나 보관한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예외는 없다. 청년들의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공포 분위기가 북한에 만연한 가운데, 부모 역시 연좌제로 처벌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 2월 10대 남학생이 집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적발돼 부모가 함께 농촌 지역으로 추방된 사건이 그 예다.

북한은 ‘자녀들에 대한 교육교양을 무책임하게 하여 반동사상문화범죄가 발생하게 된 경우 10~2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라는 연좌제를 법에 명시하고, 지난해부터 정치범 수용소를 신설해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외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 가족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로 체포해 가두고 있다. 북한에서는 아이가 중형을 선고받았다면 그 혈통이 문제라는 판단으로 부모까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 밀수업자 사형…구입자 무기징역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유통한 판매자는 사형 판결을 받았고, 드라마 파일을 구입해 시청한 학생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북한 소식통은 “USB를 구매한 학생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함께 시청한 나머지 학생들은 5년간의 노동교화형을 받았다”라며 교사와 학교 관리자도 해고된 뒤 오지의 광산으로 끌려가거나 시골로 유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오징어게임’ 시청은 평양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이 됐는데, 이들은 탈북민 새벽이 등장하는 등 드라마 내용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밤에 이불 속 에서 몰래 보고, 적발될 경우 뇌물을 주며 무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오징어 게임’ 열풍에 대해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패덕이 일상화된 남조선 사회의 실상을 폭로하는 TV극”이라며 “참한 살육이 벌어지는 경기를 오락으로 여기며 쾌락을 느끼는 부자의 형상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격분을 자아내게 한다”라며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정작 시청한 북한 주민들을 잔혹하게 처벌함으로써 모순적이고 폐쇄적인, 우월성과는 거리가 먼 북한의 실상을 고스란히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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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수도 평양의 가을 정취라고 할 때 곳곳에서 풍기는 군밤, 군고구마 향기를 떼여놓을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수도 평양의 가을 정취라고 할 때 곳곳에서 풍기는 군밤, 군고구마 향기를 떼여놓을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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