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 피랍 19일만에 귀국…눈물의 포옹

선원들 피랍 19일만에 귀국…눈물의 포옹

입력 2011-02-02 00:00
업데이트 2011-02-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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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아들,아버지와 함께 설을 맞을 수 있어 꿈만 같습니다.국민 모두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선장님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이 피랍 19일만인 2일 김해공항에 도착,가족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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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최영함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2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화환을 목에 걸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해부대 최영함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2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화환을 목에 걸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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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 무스카트 공항에서 오만항공을 타고 태국 방콕을 거쳐 이날 오전 8시 49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선원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와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공항에는 선원 가족 50여명이 이른 새벽부터 나와 힘든 피랍생활에서 살아 돌아온 선원들을 맞았다.항공기편으로 귀성길에 오르기 위해 공항에 갔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박수로 이들을 환영했다.

 기관사 손재호(53.경북 포항)씨는 팔순 노모를 비롯해 직계가족과 형제 등 온 가족의 마중을 받았다.

 손씨의 부인(51)은 “오늘 밤 남편이 해경 조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목욕하고 이발을 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차례를 지내러 시어머니가 계시는 본가에 가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행기 도착 몇 시간 전부터 공항에 나와 계속 눈물을 훔치던 어머니 문모(81)씨는 “7남매 중 넷째인 아들이 납치됐다 돌아온다는 소식에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면서 “아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해줬으며 거짓말같은 현실이 고맙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을 비비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형 세호(57)씨도 “구출작전 당시 동생이 위험을 무릅쓰고 기관실로 달려가 엔진을 정지시킬 정도로 평소 의협심이 강했다”며 “고초를 겪었지만,무사히 돌아와 함께 차례를 지낼 수 있어 더욱 감격스럽다”고 기뻐했다.

 손씨의 가족,친지는 이번 설에 포항시 북구 대보면의 본가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목포해양대를 졸업하고 군 복무 대신 방위산업체 근무를 하다가 삼호주얼리호에 승선한 3등 항해사 최진경(25)씨도 마중나온 가족의 품에 안겼다.

 첫 항해에 나섰다가 배를 탄 지 5개월만에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무사히 구출된 터라 가족들의 기쁨은 더 컸다.

 어버니 김미선(51)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아들을 하나 더 얻은 기분이다.선장님하고 같이 왔으면 더욱 좋았을텐데..선장님이 빨리 일어나시길 기도하겠다”며 기쁨과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아버지 최영수(52)씨는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으니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며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는데 살아 돌아왔다니 아직도 얼떨떨할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오빠를 따라 목포해양대에 다니는 최씨의 여동생(23)의 기쁨도 남달랐다.

 다른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구출되기 전까지 혼자만 피랍사실을 알고 전전긍긍했다는 1항사 이기용(46)씨의 부인 유인숙(39)씨는 “처음 납치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멎는 것같이 겁나고 놀랐었는데 너무 다행이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가정적인 이 항해사는 2남 2녀 중 차남이면서도 93세의 홀어머니를 집에서 깍듯이 모실 정도로 효심도 극진하다.

 또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장녀 하나(16) 양과 아들 민혁(14),심혁(12) 군을 데리고 마을 인근을 산책하는 등 다정한 아빠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부인과 위성통화를 했을 때에도 자신에 대한 얘기보다는 먼저 “노모와 아이들이 잘있느냐”며 안부를 물을 정도였다.

 아버지를 잘 따르는 아들 민혁(14)군은 자리에서 방방 뛰어다니며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기쁘다”며 상기된 얼굴로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석해균 선장의 지시를 받고 엔진오일에 물을 타 해군의 구출작전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정만기(58)씨와 2등 항해사 최일민(28.경남 사천) 등 다른 선원들도 건강한 모습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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