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평창의 꿈 이뤄졌어”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평창의 꿈 이뤄졌어”

입력 2011-07-07 00:00
업데이트 2011-07-07 11: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8 평창유치위 전 행사지원팀장 故 오두환씨 아내

“여보, 그거 알아?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평창 유치의 꿈이 이뤄진 것을…당신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고 있지?”

이미지 확대
7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전 행사지원팀장 故 오두환(50) 씨의 아내 이기숙 씨가 고인이 잠든 공원묘원을 찾아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소식을 알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원도청 공무원으로 평창 유치위에서 평창 현지실사 행사를 담당했던 故 오두환씨는 실사(2월14~20일) 기간 중인 지난 2월17일 간암으로 쓰러져 2개월간 병마와 싸우다 끝내 평창 유치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지난 4월2일 순직했다. 연합뉴스
7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전 행사지원팀장 故 오두환(50) 씨의 아내 이기숙 씨가 고인이 잠든 공원묘원을 찾아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소식을 알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원도청 공무원으로 평창 유치위에서 평창 현지실사 행사를 담당했던 故 오두환씨는 실사(2월14~20일) 기간 중인 지난 2월17일 간암으로 쓰러져 2개월간 병마와 싸우다 끝내 평창 유치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지난 4월2일 순직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0시18분. 두 번의 실패를 딛고 거둔 ‘평창의 성공’으로 300만 강원도민은 물론 전 국민이 환호하고 있던 시간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전 행사지원팀장 故 오두환(50) 씨의 아내 이기숙(48.춘천시 체육진흥재단)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평창 현지실사(2월14~20일) 기간인 지난 2월17일 간암으로 쓰러져 2개월간 병마와 싸우다 끝내 평창 유치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지난 4월2일 순직한 남편 생각 때문이었다.

이씨의 눈물에는 자신의 몸을 혹사해가며 반드시 이루고 싶어했던 남편의 꿈이 실현됐다는 감격과 그토록 바라던 순간에 정작 남편은 이 세상에 없다는 회한이 교차하고 있었다.

강원도청 공무원이던 故 오 팀장은 2009년 9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가 조직될 당시부터 지난 2월 평창 현지실사 직전까지 평창 유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져가며 열과 성을 다해 일했다.

그러나 오 팀장은 평창 현지실사를 보름여 앞둔 지난 2월초 설 연휴기간 근무 중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갔고, 이씨는 남편이 스트레스 등에 의한 간암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이씨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남편은 ‘평창 현지실사가 끝나기 전에 죽으면 동료들이 실사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누구보다 평창 유치를 간절히 바랐다”며 “그토록 바라던 평창 유치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투병 중에도 인터넷을 통해 평창 유치관련 소식을 검색하는 등 오직 동계올림픽 유치에만 골몰했고, 간혹 찾아오는 동료에게도 ‘도민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꼭 유치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씨는 대학생과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남편이 끝내 보지 못한 평창 유치의 꿈을 대신 지켜보고자 이날 새벽 강원도청 앞 특설무대에 찾아가려 했으나 차마 그러지 못했다.

이씨는 “사경을 헤매면서도 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했던 남편을 대신해서 꼭 가고 싶었지만, 남편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차마 가지 못했다”며 “평창 유치가 남편의 마지막 임무였다는 생각에 두 딸을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울먹였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평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남편을 대신해 작은 힘이지만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씨는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소식을 남편에게 알리고자 고인이 잠든 춘천시 공원묘원을 찾아 비석을 매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