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정전대란] 거래소 해명 ‘4대 의혹’

[9·15 정전대란] 거래소 해명 ‘4대 의혹’

입력 2011-09-21 00:00
업데이트 2011-09-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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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예비전력, 수요 적은 오전에 마지노선 아래로?

‘9·15 정전 대란’ 이후 전력거래소가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하고 예비전력 수치마저 수시로 바꿔 정전 당일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해명 대부분이 사실과 달라 향후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전력거래소의 전편 개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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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서초동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점에 마련된 9·15 정전피해 신고센터에서 한 시민이 한전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서초동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점에 마련된 9·15 정전피해 신고센터에서 한 시민이 한전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① “명목·실질 예비력 편차 몰랐나”

20일 전력거래소의 ‘15일 주요 시간대별 전력수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일 예비전력은 당일 오전 10시 45분 400만 7000㎾에서 5분 뒤인 10시 50분 392만 3000㎾로 마지노선인 400만㎾ 이하로 하락했다. 오전 11시 35분에는 예비전력이 295만 8000㎾로 급락했다.

전력 관계자들은 예비전력이 전력사용량이 많지 않은 오전 시간대에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전력거래소 측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 “당일 오전 11시 긴급발전 요청이 온 것을 보면, 전력거래소 측도 명목 예비력과 실질 예비력의 편차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미리) 인식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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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대규모 발전기 고장 아니고선…”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오후 1시 5분 예비전력은 320만 8000㎾를 기록했다. 5분 뒤인 1시 10분에는 255만㎾로 떨어지더니 1시 35분에는 96만 4000㎾에 달하며 두자릿수 대에 접어들었다. 오후 2시에는 59만 2000㎾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발전기 고장 없이는 1시간도 채 안 돼 예비전력이 이렇게 떨어질 수는 없다.”며 “전력거래소가 내부에서 발생한 모종의 문제를 덮으려 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단시간 내에 (예비전력이) 떨어질 수 없는 수치”라며 “전국 발전기들이 동시에 대대적으로 고장이 나 운행이 정지돼야 50만㎾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 “수공에 막연한 공급협조 요청만”

전력거래소는 20일 국정감사에서 15일 오후 1시 55분 충주수력발전소(11만 5000㎾)가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오후 2시 35분에는 보령복합발전소(22만㎾)마저 고장이 나 전력 생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일 24만㎾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전력거래소에서 오전 11시쯤 급전 요청이 와 오후 3시에는 81만㎾까지 생산량을 늘렸다.”며 ”오전의 공급 요청도 구체적인 수량을 말한 게 아니라 막연한 협조 요청이었다. 주의, 심각 단계 등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면 한강 관리 발전 측과 상의해 발전기를 더 돌렸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오후 2시 32분에 보령복합발전 2호기의 전자제어 신호에 이상이 생겼지만 48분 뒤인 오후 3시 29분 정상 복구됐다.”며 “당일 큰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④ “거래소, 양수발전량 매일 지시”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25분 청송양수발전(60만㎾)이 정지됐고, 오후 3시 50분에는 삼랑진양수발전(60만㎾), 오후 4시에는 무주양수발전(60만㎾)과 양양양수발전 일부(75만㎾), 오후 4시 25분에는 양양양수발전(25만㎾), 오후 4시 30분에는 산청양수발전(70만㎾)이 운행을 정지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양수고갈로 당일 양수발전이 대규모로 정지했다.”며 “양수고갈 상황을 한수원에서 알았을 텐데….”라며 전력거래소에 미리 언질을 주지 않은 한수원 측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수원 관계자는 “양수발전량은 매일 전력거래소에서 지시를 받는다. 하루 가동 시간은 6~8시간이다. 15일에는 아침 8시부터 가동했기 때문에 오후 3~4시 되면 전력 생산을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는 오전 10~11시(청송양수는 오전 5시), 14일 오전 8~10시 사이에 가동하라고 했는데, 15일에는 8시부터 일제히 가동하라고 했다. 양수발전은 비상발전용인데, 당일 전력량 계산을 잘못해 전력량 부족을 아침에 알고 일찍부터 가동하라고 한 것 같다.” 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9-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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