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형 수능’ 반발 확산

‘A·B형 수능’ 반발 확산

입력 2011-12-23 00:00
수정 2011-12-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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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교사 “사교육 더 늘것” 학생·학부모 “또 실험하나”

“도대체 뭘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 아닌가.”

2014학년도부터 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의 난이도를 두 가지로 구분해 수준별 시험을 치르도록 하겠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시안에 대해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지 못할 뿐 아니라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22일 “교과서 내에서만 문제를 출제하는 등 고교 교육과정과 직접 연계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다만 수준별 시험을 도입해도 상위권 학생은 무조건 어려운 B형을 볼 것이 뻔해 학습 부담 경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 대표는 “쉬운 수능이 계속되면 오히려 사교육을 통해 ‘안 틀리는 법’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도 “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면 상위권 대학들은 대학별 고사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사교육 확대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교조 역시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이 봐야 할 A, B형 조합은 이미 다 나와 있다.”면서 “오히려 영어 듣기평가 비중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고 비판했다.

대학들은 수능 정책이 입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서울 A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쉬운 A형 시험을 치른 학생들을 모집한다면 학교 이미지가 손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면서 “과연 교육당국이 1년여 만에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의무적으로 A형, B형을 모두 접수해야 한다면 B형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장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 김지현(45·여)씨는 “내후년에 당장 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들이 또다시 검증되지 않은 교육정책의 실험 대상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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