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이송지휘지만 ‘검경 다툼’ 시선에 부담
경찰 간부가 수사지휘 검사를 고소한 이른바 ‘밀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이송지휘를 경찰이 수용하기로 했다.경찰청 관계자는 16일 “서울중앙지검의 이송지휘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법령에 보장된 재지휘 건의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핵안보정상회의, 총선 등 국가대사를 앞두고 경찰과 검찰간 다툼으로 비쳐질 수 있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고소인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대구 성서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하되 경찰청의 지능범죄수사대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합동수사팀을 편성하고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송지휘를 수용하면서도 ▲검찰의 이송지휘 근거인 형소법 제4조는 법원의 재판관할 규정인 점 ▲경찰청의 관할구역은 전국인 점 ▲이송지휘에 따를 경우 피고소인이 근무하는 대구지검이나 이미 조사결과 문제없다고 밝힌 창원지검 등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지휘가 부당하고 수사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송지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경찰의 ‘수사 개시ㆍ진행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지난 2006년 검찰 스스로도 경찰에 대한 사건 이송지휘를 폐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처럼 지휘가 부당함에도 수용하는 것은 현재 경찰의 진의는 왜곡된 채 검경 갈등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고 말했다.
밀양경찰서 정모 경위는 지역 폐기물처리업체 수사 과정에서 지휘를 맡은 당시 창원지검 밀양지청 박모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과 모욕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이에 검찰은 이 사건을 경찰청 본청에서 관할 경찰관서로 이송해 수사하도록 지휘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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