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승부조작 강동희-브로커 뜨거운 진실 공방

프로농구 승부조작 강동희-브로커 뜨거운 진실 공방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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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진출 전 1경기만 시인…나머지 “청탁했다” vs “안했다” 돈 준 시점·액수도 주장 엇갈려…재판부 판단 시간 걸릴듯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된 강동희(47) 전 감독과 브로커들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브로커들은 청탁의 대가로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반면 강 감독 측은 지인 간의 돈거래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강 감독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에 대한 3번째 공판이 20일 오전 10시께 의정부지법에서 형사9단독 나청 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강 전 감독은 지난 2011년 2월 26일과 3월 11일·13일·19일 등 모두 4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4차례에 걸쳐 4천700만원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지휘하는 동부 원주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기 전인 2월 26일 SK와의 경기에서 1쿼터 승패를 조작했다는 사실 만을 시인하고 나머지 3경기 조작은 강하게 부인했다.

우선 청탁 여부부터 엇갈렸다.

브로커들은 나머지 3경기에 대해서도 “’지는 경기를 해달라’며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전 감독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강 전 감독은 “(브로커 최씨가) ‘경기 멤버 구성이 어떻게 되냐’고 묻길래 언론에 알려진 대로 후보 선수들이 주로 나온다고 알려준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돈을 건넨 시점과 성격에 대해서도 맞섰다.

3월 11일과 13일의 경기에서 돈을 준 시점과 액수도 브로커들은 강 전 감독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브로커 최모(37)씨는 “3월 11일 오리온스와의 경기 이틀 전인 9일 저녁 8시 30분께 강 전 감독 숙소 근처인 강원도 원주에서 돈을 인출해 강 전 감독에게 1천500만원을 전달했다”며 “13일 KT와의 경기가 있기 전에도 1천5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 전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각 1천만원씩 모두 2천만원을 받았다”며 오래 전부터 있었던 (최씨와의) 돈거래 일부라고 주장, 대가성을 부인했다.

19일 마지막 4번째 경기와 관련해서도 서로 다른 진술로 부딪혔다.

최씨는 “(19일) 경기가 끝난 뒤 강 전 감독 친구 계좌로 1천만원을 보냈는데, 강 전 감독이 약속된 금액(1천500만원)이 아니라고 전화해 ‘전주가 이득을 별로 못봐서 그렇다’고 조씨더러 설명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강 전 감독이 승부조작 입막음을 위해 돈을 일부 돌려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브로커 최씨의 주장대로라면 같은 해 5~7월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시끌시끌하던 시기였다.

최씨는 “강 전 감독에게 차명계좌를 제공한 고교 동창생이 자신에게 ‘농구에서 승부조작이 걸리더라도 강동희 감독 이름이 안 나오게 혼자 안고 가라’고 얘기하면서 2천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뜨거운 공방으로 증인 심문에만 3시간 30분가량 소요됐다.

강 전 감독은 쑥색 수의 차림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모습으로 나와 내내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4차 공판은 6월 11일 오후 5시 3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부 원주 김영만(41) 코치가 강 전 감독 측 증인으로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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