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지청 탈주 뒤 택시 타고 이동… 수색인력 피의자 꽁무니만 쫓아
지난 20일 전북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도주한 절도 피의자 이대우(46)씨가 도주 당일 정읍으로 이동한 뒤 다시 광주광역시로 잠입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 수사망에 구멍이 뚫렸음이 드러났다.24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당일인 20일 오후 4시 30분쯤 택시를 타고 정읍에 도착했다. 그는 10분 후 택시를 갈아타고 광주역으로 향했다.
경찰은 정읍시 상동의 한 상가 폐쇄회로(CC)TV에 도주 당일 택시를 타는 모습이 찍힌 영상과 택시 기사의 증언 등을 통해 이씨가 광주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광주역에 도착해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주했다. 택시 운전사는 경찰에서 “이씨가 광주역에 도착한 뒤 구토 증세가 난다며 문을 열고 달아났다”면서 “당뇨가 있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을 정확히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택시에서 도망친 이씨는 오후 6시 30분쯤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마트에서 현금 50만∼60만원을 훔쳐 도피 자금을 마련했다. 이같이 이씨가 이미 전북을 벗어난 시간 경찰은 1300여명의 경찰력과 헬기를 투입해 남원 지역을 수색하는 등 헛물을 켰다.
경찰은 이씨를 태웠던 택시 운전사가 오후 6시쯤 “정읍에 내려줬다”고 신고하자 황급히 정읍에 수색 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 시간 이씨는 전북을 벗어나 광주역에 도착한 뒤였다. 경찰은 두 차례나 뒤꽁무니만 쫓아다닌 셈이 됐다. 광주·전남지방경찰청은 역, 터미널, 숙박업소 등의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이씨가 절도 후 광주를 떠났거나 섬 등에 잠입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뒤를 쫓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3-05-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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