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확보 비상…기업 유치·재투자 차질
성남시가 추진하는 1천억원대 분당 시유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시 재정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분당구 정자동 178의4 일대 시유지 1만848㎡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공모했으나 한 곳도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매각 불발은 지난 7월 첫 공모 이후 세 번째다. 지난 1월 시의회가 매각계획을 의결한 이후 10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매각 대상 부지는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와 맞붙어 있는 분당신도시의 노른자위 땅이다.
전체 시유지 1만7천448㎡ 가운데 6천600㎡를 2005년 5월 네이버에 매각하고 남은 부지를 이번에 처분하는 것이다.
감정평가로 정한 매각금액은 1천235억원, ㎡당 1천138만원이다.
시는 이번 3차 공모에서 ‘준공 후 지정용도 제한조건’을 일부 완화했으나 여전히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
세 차례 매각 실패는 까다로운 매각 조건과 용도 제한, 높은 가격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용도는 업무용지이나 활용 용도는 벤처기업 집적시설로 묶여 있다. 유치업종도 IT융합·생명에너지·콘텐츠산업으로 한정돼 있다.
매매 조건도 계약 후 3년 이내 건물을 착공하고 6년 이내 완공해야 한다. 준공 이후에는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수도권에 지방 이전 대상 공기업 부동산 매물 125건이 나와 있는 시장 상황도 악재다.
이에 따라 매각 대금으로 추진하려던 각종 사업과 기업 유치를 통한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덩달아 시 재정과 지역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시는 대각대금을 판교 공공청사 부지 매입(578억원), 판교사회복지관 건축(238억원), 판교노인복지시설 건립(377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매각 대상 부지에 기업체를 유치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세수와 4천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기대했다. 이는 5개 공기업 이전에 따른 세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는 4차 매각을 시도할 계획이나 매각 조건을 대폭 완화하지 않으면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관계자는 “벤처집적시설 용도와 감정평가액은 바꿀 수 없다”며 “다만 법적 허용 범위에서 매각조건 변경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시유지 매각을 위해 2011년 9월 토지 용도(도시관리계획 결정)를 바꾸고 그 해 11월 매각계획(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갈등을 겪다가 올해 1월 승인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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