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청계광장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주말인 7일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 소속 유족 80명은 이날 오전 10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유가족과 국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특별법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고 서울역과 홍대입구, 강남역 등 서울 시내 15곳에서 시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800여 개 시민단체 연대기구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난달 중순께 1천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시작했으며, 유가족들도 이날부터 서명운동에 본격 참여했다.
가족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는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산다지만 저희 못난 부모들은 내 아이가 왜 차가운 물속에서 긴 시간 고통 속에 죽어갔는지도 알 수 없어 가슴을 칠 뿐”이라며 “억울하게 희생된 저희 아이들에게 ‘천만인 서명의 기적’이 꼭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서명운동은 서울을 포함해 인천, 대전, 제주 등 12개 도시에서 열렸다. 지방에서 진행된 서명운동에도 세월호 유가족 80여 명이 참가했다.
국민대책회의는 현재 전국에서 시민 101만 6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후 7시에는 청계광장에서 시민 1만여 명(경찰 추산 2천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4차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도 유가족 10여 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4반 한정우 학생의 아버지는 집회에서 “사고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평생 멍으로 남고 억울해서 죽을 것 같다”며 “국민 여러분이 성원해주고 생명과 같은 서명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촛불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또래인 수도권 지역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합창 등 추모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방한한 데이비드 보이스 국제공공노련 사무부총장도 집회에 참석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는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 무분별한 외주화가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이라며 “한국은 개발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오후 8시 20분께부터 청계광장에서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돌아가는 경로로 행진했다.
행진이 끝난 뒤 참가자 100여 명이 청와대로 가겠다며 시청역 인근에서 경찰과 한때 대치했으나 큰 마찰 없이 해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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