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발병에 제주 양돈농가 ‘근심’…방역 강화

돼지열병 발병에 제주 양돈농가 ‘근심’…방역 강화

입력 2016-06-29 15:26
수정 2016-06-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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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장 폐쇄 길어지면 물량 처리난에 가격 하락 우려”

제주에서 18년 만에 돼지열병(돼지콜레라)이 발생하자 도내 양돈농가들은 근심에 잠겼다. 해당 농가는 출입이 통제됐고, 방역당국은 주변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B농장 입구에는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안내문이 설치됐다.

방역·행정당국 관계자들 역시 농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방역복을 갖춰 입고 소독을 받는 등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금악리 일대에는 양돈농가가 밀집해 있다. 다른 농가들 역시 불안한 마음에 농장 주변을 소독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다.

B농장 인근 양돈농가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소독 등 방역작업을 실시하는데 방역복을 갖춰 입지 않은 사람들이 주변에 돌아다니고, 농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우리 농장 앞에서 차를 타고 가는데 그러다가 우리까지 피해를 보면 어쩌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근 다른 양돈농가 이모(45)씨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소독밖에 없다”며 “돼지 이동제한과 도축장 폐쇄가 길어지면 물량 소화도 안 될 거고 돼지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씨는 “이 동네에서는 백신 투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방역당국이 질병을 막지 못하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백신을 쓰는 순간 ‘청정’ 브랜드가 떨어지고 타 지역에서 저렴한 돼지가 들어올 텐데, 제주 양돈농가들은 타 지역 기업형 농가와 경쟁하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근심이 많기는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식당도 마찬가지다.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제주시 애월읍의 한 식당은 “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는 전혀 시중에 나오지 않도록 차단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일에 대한 여파로 장사가 잘 안될까 근심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양돈농협은 돼지열병이 발병한 농가에 직원들을 대거 보내 수습 작업을 거들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일로 농가는 물론 농협 차원에서도 돼지고기 출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방역당국은 돼지열병이 인체에 전염성이 전혀 없으며, 소·염소·양 등 다른 동물(우제류)에도 전염되지 않는다며 안심해도 된다고 밝히고 있다.

방역당국은 B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방역대로 설정하고 통제초소를 설치해 돼지의 이동을 통제했다. 동시에 해당 농장에 남아 있던 돼지 423마리에 대한 도살에 들어갔다.

전날 B농장에서 출하한 돼지와 함께 도축돼 냉장실에 보관 중인 다른 농장의 3천393마리분 돼지고기도 오염이 우려돼 전량 폐기하도록 했다.

당시 도축장에 있던 924마리도 교차오염이 우려돼 도살하기로 했다.

방역대 내 농장의 돼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도살 등의 조처를 할 방침이다.

강승수 농축산식품국장은 “도내 전 양돈농가와 도축장 내 모든 시설·장비에 대한 소독 등을 실시해 돼지열병 조기종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체감염 등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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