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 사령관 ‘미군 잔류’ 발언에 뿔난 동두천

미8군 사령관 ‘미군 잔류’ 발언에 뿔난 동두천

입력 2017-07-14 13:58
수정 2017-07-14 13: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범시민대책위, 미군 잔류 수용 불가·정부 대책 촉구 성명

지난 11일 토마스 밴달 주한 미8군 사령관의 ‘미군 잔류’ 발언을 놓고 경기도 동두천 주민들이 잔뜩 화가 났다.

동두천 시민들로 구성된 ‘미군재배치범시민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동두천시청 회의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일방적인 미군 잔류 결정 수용 불가 입장과 잔류 결정에 따른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토마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지난 11일 사령부 개관식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군의 역량이 갖춰질 때까지 210포병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잔류부대 이전 시기에 대해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또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밀실 합의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두천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동두천 주둔 미2사단의 이전 시기에 대한 말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동두천에 주둔 중인 미2사단은 평택 이전계획에 따라 지난해까지 모두 평택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2014년 10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군이 자체 대(對)화력전 수행능력을 증강하는 2020년까지 210포병여단을 남겨두기로 결정됐다.

당시 동두천시는 정부의 일방적인 미군 잔류에 대응해 미군 차량 등록 지원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나서는 등 반발했다. 범대위도 미 2사단 앞 시위에 나서는 등 미군 잔류 반대 범시민운동을 벌이며 정부를 압박했으나 210포병여단의 잔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동두천시와 주민들은 이번 미8군 사령관의 발언으로 210포병여단의 잔류시기가 2020년 이후로 다시 미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종갑 범시민대책위 위원장은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잔류 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가 미군 잔류 결정을 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지원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두천시는 그동안 미군 주둔으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곳이다.

동두천에 주둔한 미군기지는 캠프 님블, 캠프 캐슬, 짐볼스 훈련장, 캠프 모빌, 캠프 케이시, 캠프 호비 등 6곳으로, 시 전체면적 95.66㎢의 42%(40.63㎢)에 달한다.

이 중 캠프 님블과 짐볼스 훈련장, 캠프 캐슬 등 3곳만 반환이 이뤄진 상태다.

동두천시는 무상 반환이 이뤄져 공원으로 개발하는 용산기지나 기지 이전에 따른 특별법까지 만들어 엄청난 예산을 지원하는 평택과 달리 열악한 재정을 투입해 반환 미군기지를 개발해야 하는 처지여서 미군 잔류 결정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