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노인, 치매위험 40% 낮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노인, 치매위험 40% 낮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03 11:58
수정 2018-04-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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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 2천893명 4년 추적결과…“잠드는데 30분 넘으면 치매위험 40%↑…8시간 이상 수면도 나쁜 영향”

잠드는데 30분 이상이 걸리거나 하루 8시간 이상을 자는 노인은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2천893명을 대상으로 수면습관과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의 상관관계를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연구결과를 보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노인의 경우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상이면 30분 미만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40% 높았다. 또 총수면 시간이 8시간 이상인 노인도 8시간 미만인 노인보다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70%나 상승했다.

특히 4년 동안 이런 수면 패턴이 지속하거나,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늘어난 사람들은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2배로 치솟았다.

반면 수면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으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오히려 40%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기준을 취침과 기상 시간의 중간점이 새벽 3시인 경우로 정했다. 예컨대 7시간을 자는 노인이라면 11시30분에 잠자리에 들어 6시반에 일어나는 셈이다.

가벼운 인지장애(치매)가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잠들 때까지 30분 이상 긴 시간이 걸린 사람들이 4년 후 인지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30% 낮았다.

흥미로운 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낮은 패턴으로 수면습관이 변화한 경우에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수면습관이 직접적으로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지기능의 저하를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기웅 교수는 “일례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확률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늦게 취침에 들고, 늦게 일어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크므로, 정기적인 검진에 더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신경학회보’(Annals of Neu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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