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희, 한국영화 버팀목” 신영균·이장호 등 추모

“최은희, 한국영화 버팀목” 신영균·이장호 등 추모

입력 2018-04-17 10:01
수정 2018-04-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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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도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한 분”

지난 16일 92세의 일기로 별세한 영화배우 최은희에 대한 영화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최은희-신정균, 어머니와 아들
최은희-신정균, 어머니와 아들 원로배우 최은희(왼쪽)과 신정균 감독이 18일 오후 중구 초동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한국영화계 거장 신상옥 감독을 기리는 ‘신(申)필름 예술영화제’ 개막식에서 손을 잡고 있다. 2017.11.18 연합뉴스
원로배우 신영균(90·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신 회장은 최은희와 영화 ‘상록수’(1961), ‘빨간 마후라’(1964), ‘저 눈밭에 사슴이’(1969) 등 수많은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다.

“저와는 인연이 많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영화에 함께 출연했죠. 아마 제가 최은희와 가장 많이 연기한 남자 주연배우일 겁니다.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에 너무 고생하고 돌아가신 점이지요.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참 힘들었죠.”

신 회장은 “특히 그분은 후진 양성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1960년대 안양영화예술학교를 세워서 본인이 교장을 맡아 후진을 양성했고, 우리나라 영화 역사의 뿌리를 든든하게 하고 가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신 회장은 또 “제가 보기에 그분은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난 분”이라며 “그만큼 연기에 대해 많은 노력과 공부를 하셨다”고 말했다.

이장호(73) 감독도 “최은희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정말로 한국영화의 한 세기가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조감독으로 고인과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던 이 감독은 “지난 4월 10일 신상옥 감독 추도식이 열린 지 엿새 만에 최 선생님도 영면하셔서 두 분은 정말 숙명적인 동반자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은 제가 살아오는 동안 어떤 배우도, 연예인도 따라올 수 없는 스타적 위치를 누린 분”이라며 “전후의 한국 영화계를 일으켰고 발전시킨 두 분의 공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배우 엄앵란(82)은 고인 덕분에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다고 떠올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최은희 선생님 나오는 영화를 구경 갔었어요. 한강 모래를 다 뒤집어쓰고 연기하는 걸 보고 ‘영화배우가 대단한 거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배우가 될 생각을 한 거죠.”

엄앵란은 “자기 살림 다 팽개치고 사생활도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한 분”이라며 “그렇게 열심히 영화를 살리려 했다. 남들은 전부 겁나서 제작비가 너무 크다고 안 하려는 거 용감무쌍하게 하시더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지방의 한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는 배우 신성일(81)도 최씨의 별세 소식에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일은 최씨와 신상옥 감독의 제작사 신필름을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네티즌들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다간 영화인”,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던 분이다”라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고인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들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영화계 의견이 많았지만, 어머님 생전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장지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공원묘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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