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로 아파트 10채 갭투자… 지방에 1인 법인 세워 ‘탈세’

‘아빠 찬스’로 아파트 10채 갭투자… 지방에 1인 법인 세워 ‘탈세’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0-07-28 21:08
수정 2020-07-29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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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다주택 탈세혐의자 413명 조사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정부는 지난달 17일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2020.7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정부는 지난달 17일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2020.7 연합뉴스
양도세·종부세 부담 피하려 법인 설립
부친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았다가 덜미
중국 밀수출로 빼돌린 자금으로 투기도
무소득 고액 자산 취득 30대 이하 62명
“원리금 상환 과정까지 지속적 모니터링”

#1. 서울에 집이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자본금 100만원으로 지방에 1인 법인을 만들었다. 이어 아버지로부터 수억원의 현금을 편법 증여받아 이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했다. 또 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 아파트를 샀고, ‘갭투자’ 방식으로 이런 과정을 반복해 10여채(분양권 포함)의 집을 사들였다. A씨가 개인이 아닌 법인 명의로 집을 산 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개인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최고세율 62%의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법인이 부동산을 매각할 땐 최고세율 35%의 법인세를 적용받는다. 종부세 산정 때도 서울 자신의 집과 법인 주택은 서로 합산하지 않아 세금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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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대 B씨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큰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렸다며 차용증과 금융거래 내역을 제시해 자금 출처를 소명했다. 하지만 이 돈은 B씨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사전에 계좌이체한 것이었고 차용증도 가짜였다. 일종의 우회 증여인 셈이다. B씨는 또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월급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28일 수도권과 일부 지방도시 부동산 거래 중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사례를 조사한 결과 탈세 혐의가 있는 사람 413명을 적발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올 들어 세 번째로 벌이는 이번 기획 세무조사 대상은 ▲소득 없이 고액 자산을 취득한 30대 이하 62명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갭투자자 등 다주택자 56명 ▲법인 자금을 유출해 고가 아파트나 ‘꼬마 빌딩’을 매입한 법인 9개 ▲신고 소득이 미미한데도 고가 주택을 사들인 전문직과 고액자산가 자녀 44명 ▲사업소득 탈루나 편법증여 혐의가 있는 고액 전세입자 107명 ▲중개 수수료 누락 혐의가 있는 중개업자와 부동산 투자 강사 35명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 통보된 탈세 혐의자 100명 등이다.

의류 판매를 하는 C씨는 고가 주택을 여러 채 매입했는데, 중국으로 밀수출한 판매대금을 환치기로 수령해 마련한 돈으로 투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전문업체를 운영하는 D씨는 일용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를 실제보다 부풀리고, 근무한 적이 없는 가족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이렇게 마련한 돈은 D씨 일가가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데 사용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편법증여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자금을 빌려준 친·인척과 특수관계법인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탈세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치하고, 돈을 빌린 과정이 법적으로 문제 없더라도 원리금 상환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계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앞서 진행한 두 차례 기획조사에선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 혐의자 878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216억원을 추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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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0-07-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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