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만들었더라면” 스쿨존 덮친 화물차…2살 여아 사망(종합)

“신호등 만들었더라면” 스쿨존 덮친 화물차…2살 여아 사망(종합)

최선을 기자
입력 2020-11-17 18:33
업데이트 2020-11-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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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엔 신발만 덩그러니…
사고 현장엔 신발만 덩그러니…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단지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의 횡단보도에서 2살 여아가 숨지는 등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이 놓여 있다. 50대 운전자 A씨가 운전하던 8.5t 트럭이 유모차를 끌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을 들이받아 2살 여아가 사망하고 그의 언니와 어머니가 중상을 입었다. 광주 연합뉴스
어린이보호구역 사고로 일가족 3명 사상
어린이집 통학 차량 타러 가다 ‘참변’
경찰, 50대 운전자 구속영장 신청 예정


“같은 곳에서 지난 5월 사고를 당한 손자를 등교시키던 할아버지가 현장을 목격하고 손자 눈 가리고 주저앉았어요.”

과거 어린이 교통사고가 났던 광주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또 다시 어린이가 포함된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를 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상 등)로 50대 운전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단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8.5t 트럭을 운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머니와 자녀 3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유모차에 타고 있던 만 2살 된 여아가 사망했고, 이 여아의 언니와 30대 어머니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모차에 둘째 누나와 함께 타고 있던 막내아들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 가족은 어린이집 통학 차량을 타기 위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정체로 횡단보도 바로 앞에 화물차를 정차한 A씨는 정체가 풀리자 차량 앞에 있던 가족을 발견하지 못하고 차량을 출발시키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사망사고를 낸 혐의에 대해 일명 ‘민식이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를 적용하고 어머니를 다치게 한 혐의로는 교통사고 특례법 위반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고가 난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지난 5월에도 7살 난 어린이가 길을 건너다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사고 직후 해당 장소에는 횡단보도와 방지턱이 설치됐지만, 신호등과 교통법규 위반 차량 단속 카메라는 설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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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8시 45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50대 운전자 A씨가 운전하던 트럭이 보행자 가족을 들이받아 유모차에 타고 있던 만 2살된 어린이가 숨지고, 횡단보도에 서 있던 그의 언니와 어머니가 중상을 입었다. 유모차에는 막내딸도 함께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사진은 사고 직전의 모습. 광주 연합뉴스
17일 오전 8시 45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50대 운전자 A씨가 운전하던 트럭이 보행자 가족을 들이받아 유모차에 타고 있던 만 2살된 어린이가 숨지고, 횡단보도에 서 있던 그의 언니와 어머니가 중상을 입었다. 유모차에는 막내딸도 함께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사진은 사고 직전의 모습. 광주 연합뉴스
같은 장소서 사고 당한 아동, 등교하다 목격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사고를 당한 B군과 할아버지도 우연히 이날 사고를 고스란히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28일 오후 2시 55분쯤 B군은 이날 사고가 난 곳에서 SUV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B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형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 몸 일부가 마비됐지만, 다시 거동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이날은 회복한 B군이 할아버지 손을 잡고 다시 5개월여 만에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날이었다.

손자가 사고가 난 곳에서 또 다시 일가족이 사고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할아버지는 손자의 눈을 먼저 자신의 주름진 손으로 가렸다.

해당 아파트단지 주민은 “이 곳 말고도 다른 아파트 단지 도로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연이어 나 주민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계속 상존함에도 추가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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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명 사고 낸 차량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명 사고 낸 차량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횡단보도에서 2살 어린아이가 숨지는 등 3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 정차해 있는 사고 가해 차량의 모습. 이날 사고가 난 장소에서는 지난 5월에서 7살 어린이가 중상을 입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2020.11.17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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