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잊은 흡연 [3밀] 구역

거리두기 잊은 흡연 [3밀] 구역

이주원 기자
입력 2020-12-13 22:08
수정 2020-12-1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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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 공간서 턱스크하고 대화 나눠
침 뱉고 꽁초 투기에 행인들도 불편
간접흡연 감염 우려에도 계도 한계

시민들이 지난 11일 서울시청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흡연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민들이 지난 11일 서울시청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흡연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모(31)씨는 아파트 단지 내 흡연구역을 지날 때마다 고역이다. 흡연구역 밖으로 어질러진 담배꽁초와 침 자국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도 우려돼 코와 입을 막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김씨는 “모두가 코로나19로 긴장하고 있지만 흡연자들은 아무런 조심성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3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흡연구역을 살펴본 결과 실제로 흡연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구에 위치한 한 흡연구역에는 설치된 재떨이가 무색하게 담배꽁초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흡연자들이 뱉은 침이 바닥에 눌어붙어 있었고, 이를 밟을까 봐 발걸음을 피해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먹다 버린 음료수 페트병 등 쓰레기도 흡연구역 주변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지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국은 흡연구역 이용 시 2m 이상 거리를 두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청 앞 흡연구역에서는 흡연자들이 ‘턱스크’를 한 채 가까이 붙어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흡연이 끝난 뒤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한다고 강조한 ‘3밀’, 즉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곳에 많은 사람이 ‘밀집’하고 1m 이내 ‘밀접’한 접촉을 하는 행위가 모두 일어나는 곳이 흡연구역인 셈이다.

흡연이 허용되지 않는 거리에서도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금연거리에서 흡연하던 황모(45)씨는 “흡연구역은 사람이 많이 몰리고 밀폐돼 있어 솔직히 가는 게 꺼려진다”며 “눈치를 보게 되더라도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거리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용산역 앞에 설치된 흡연구역에서는 흡연자들이 구역을 벗어나 담배를 피워 시민들이 코를 막고 지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흡연구역 근처를 지나가던 김모(48)씨는 “흡연자들은 기본적인 예절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권리를 주장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간접흡연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있어 시민들은 애가 탄다. 실제로 지난 5월 경기도 한 물류센터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가 흡연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사례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흡연으로 인한 시민들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당국은 수시로 흡연구역을 찾아 현장 계도를 하고는 있지만 방역지침이 강제가 아닌 권고인 탓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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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12-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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