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불씨 남기고… ‘기억공간’ 광화문 떠나 서울시의회로

갈등 불씨 남기고… ‘기억공간’ 광화문 떠나 서울시의회로

입력 2021-07-27 21:02
수정 2021-07-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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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무기한 임시 이전’ 중재안 수용
“광장 공사 후 촛불 역사 담아야” 市에 요청
‘광화문에 재설치’ 놓고 충돌 가능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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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있던 세월호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옮긴 27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있던 세월호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옮긴 27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세월호 기억공간’을 7년 만에 자진철거했다. 유족들은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날 때까지 서울시의회가 제공한 공간에 새로운 기억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이후 기억공간의 재설치 문제를 두고 여전히 유족과 서울시의 이견이 남아 있어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27일 기억공간 해체 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공간 내 물품 등을 현재의 위치에서 800여m 떨어진 서소문동의 서울시의회로 옮겨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억공간 내 추모 물품과 전시물을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에 임시로 옮기기로 했다”며 “서울시장에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뒤 어떻게 다시 민주주의와 촛불의 역사를 이 광장에 담아낼지 고민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 이후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공사를 위해 기억공간 철거를 하겠다며 수차례 기억공간을 방문했지만 유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유족 측은 현 위치가 아니더라도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공간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서울시는 재설치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가 지속됐다. 서울시가 철거를 예정했던 지난 26일 유족 측이 광화문광장 공사 기간에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하는 중재안에 따르기로 하면서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았다. 기억공간의 외부 구조물은 폐기하는 대신 경기 안산시 가족협의회로 옮기기로 했다.

이날 유족들은 물품을 옮기기 전 묵념을 하고 희생자 학생들의 사진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기억공간에서의 ‘마지막 추모’를 이어 갔다. 고 안주현군의 어머니 김정해(51)씨는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의 공간으로 꾸려지는 것이니 우리의 의견만 주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나중에라도 아이들이 더 좋은 공간에서 시민들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이후 기억공간 재설치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 위원장은 “서울시는 여전히 재설치는 물론이고 협의 자체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에는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며 “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유가족의 아픔을 기리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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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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