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소 키워주고 월급 한푼 못받은 지적장애인

30년간 소 키워주고 월급 한푼 못받은 지적장애인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22-04-27 18:49
업데이트 2022-04-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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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에서 비인간적인 생활하며 노동력 착취 당해
장애인연금, 기초생활수급비 등 9100만원도 빼앗겨

지적장애인이 30여 년간 축사 옆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을 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수급비 마저 빼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 정읍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7일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40대 A씨가 1992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익산의 소 축사에서 30년 가까이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며 비료주기, 청소 등을 했다.

특히, A씨는 5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일을 도맡아 했지만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했다.

A씨는 매달 장애인연금과 주택보조금, 기초생활수급비 등 90여만 원의 수급비를 받았지만, 축사 주인 B씨가 모두 통장에서 인출해 썼다. B씨가 횡령한 금액은 9100여만원에 이른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A씨 가족이 축사를 찾아 갔다가 뒤늦게 알게 됐다.

정읍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장애인의 노동력 착취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며 “전북도와 익산시는 해당 사안을 철저히 파악하고, 축산 사업장 실태를 조사해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축사 주인은 가족들이 항의하자 5000∼60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A씨에 대한 노동력 착취가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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