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승객이 만져달라고” 성추행 당한 택시기사의 선택

“女승객이 만져달라고” 성추행 당한 택시기사의 선택

윤예림,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7-18 15:34
업데이트 2023-07-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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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승객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 달라며 택시 기사의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 MBC 보도화면 캡처
여성 승객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 달라며 택시 기사의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
MBC 보도화면 캡처
전남 여수에서 60대 택시기사가 여성 승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택시기사는 이 일의 충격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택시기사 A씨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40여년 택시 인생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야간 영업을 많이 했는데 그 일이 있은 후 여자 손님만 타면 계속 불안했고, 최근에는 회사도 그만뒀다”면서 “그 일로 항상 불안하고 혹시 (일이) 잘못될까 봐 지금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느닷없이 다리 만져달라고 해”
A씨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5월 24일 오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에 발생했다. 여성 승객을 태워 10분 거리의 목적지로 가는 도중이었다. 운행 시작 후 5분 정도 지났을 때부터 이 승객은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두 차례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그때부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사들이 (블랙박스를) 임의로 끌 수 없다. 목적지가 가까우니 그냥 가자고 얘기하고 목적지까지 갔다”고 했다.

승객의 이상한 행동은 택시비를 결제한 이후 시작됐다. A씨는 “택시비를 계산하고도 안 내리고 (나를) 다시 쳐다보더라. 그러더니 느닷없이 다리를 만져달라고 했다”면서 “나는 너무 황당해서 ‘아니다. 얼른 가시라’고 (했지만) 팔을 잡아당기면서 끝까지 만져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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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승객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 달라며 택시 기사의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 MBC 보도화면 캡처
여성 승객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 달라며 택시 기사의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
MBC 보도화면 캡처
승객은 A씨의 오른팔을 잡아당겨 허벅지 쪽으로 손을 끌고 갔다. A씨는 “이러면 안 된다”며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승객은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나 꽃뱀 아니다”라고 말하며 무리한 요구를 이어갔다.

A씨가 계속 거부하자 승객은 택시에서 내렸다. A씨는 해당 승객이 내린 뒤 불안한 마음에 블랙박스 칩을 빼 지구대를 찾아갔다. 그는 “경찰서에서도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더니 내가 잘못한 게 없으니까 괜찮다고 해서 나왔다”면서 “그때까진 해당 승객을 잡거나 경찰에 수사 요청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추행 피해 사실을 회사에 알린 A씨는 동료 기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승객의 행동이 우발적인 성추행이 아닌 합의금을 노린 계획범죄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어 언론 제보를 결심했다.

A씨는 지난 17일 경찰서에 해당 사건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A씨의 택시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해당 여성 승객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라면서 “승객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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