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적행위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취득 처벌조항 합헌 결정

헌재, 이적행위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취득 처벌조항 합헌 결정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3-09-26 17:54
수정 2023-09-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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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국가보안법 개정 이후 8번째 합헌 결정
헌재 다수의견, “국가보안법 현시점에도 존재의의”
이적행위 찬양·고무·선전·동조 처벌, 6대 3 합헌
이적표현물 제작·운반·반포 처벌조항 6대 3 합헌
이적표현물 소지·취득 처벌조항 4대5 합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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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2조 1항 등 위헌소원 외 10건’ 결정 앞둔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
‘국가보안법 2조 1항 등 위헌소원 외 10건’ 결정 앞둔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이날 헌재는 국가보안법 2조·7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과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헌법소원 심판 등의 선고를 내린다. 2023.9.26
헌법재판소가 26일 이적행위를 찬양·고무하거나 이적표현물을 소지·취득한 경우에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해 8번째 합헌 결정을 내렸다.

종전 헌재 선례와 마찬가지로 북한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이 현시점에도 존재 의의가 있고, 여전히 타당하며 이를 변경할 필요성이 없음을 선언했다는 의미가 있다.

헌재는 국가보안법 7조 1항과 5항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했다. 반국가단체를 규정한 2조와 이적단체 가입을 처벌하는 7조 3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각하했다.

7조 1항은 이적행위를 찬양하거나 동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으로 재판관 6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받았다. 7조 5항은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인데 구체적 행위별로 판단이 엇갈렸다. 5항 중 이적 표현물을 ‘제작·운반·반포한 자’를 처벌하는 부분은 재판관 6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받았다. 표현물을 ‘소지·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부분은 재판관 4대 5로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 6명에는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아 온 국가보안법의 전통적 입장을 변경해야 할 만큼 국제정세나 북한과의 관계가 본질적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가보안법의 제한적 해석원리에 따라 이적행위와 이적표현물 처벌 조항의 적용 범위가 이미 최소한으로 축소됐고, 이적표현물을 소지·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할 필요성은 종전보다 더욱 커졌다고 봤다.

반면 유남석 헌재 소장과 정정미 재판관은 이적표현물 조항(7조 5항) 중 ‘소지·취득한 자’에 대한 위헌 의견을 통해 “이적표현물의 소지·취득 행위를 통해 형성된 양심적 결정이 외부로 표현되고 실현되지 않은 단계에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도 이적행위 조항(7조 1항)과 이적표현물 조항(5항)에 대한 위헌 의견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는 상당히 성숙돼 있고, 찬양, 고무, 선전, 동조 등 이적행위만으로 구체적이고 임박한 위험이 즉각적으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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