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서 40년’ 마거릿 간호사 수녀 선종

‘소록도에서 40년’ 마거릿 간호사 수녀 선종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3-09-30 16:05
수정 2023-09-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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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와 한센인 돌봐
건강 악화 후 조용히 귀국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명예국민
시신 기증…끝까지 선행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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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할매천사로 알려진 마리안느·마거릿 두 수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음 달 개봉한다고 6일 고흥군이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마리안느와 마거릿’ 다큐 제작팀과 만난 마리안느(왼쪽)와 마거릿. 2017.3.6  연합뉴스
소록도 할매천사로 알려진 마리안느·마거릿 두 수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음 달 개봉한다고 6일 고흥군이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마리안느와 마거릿’ 다큐 제작팀과 만난 마리안느(왼쪽)와 마거릿. 2017.3.6
연합뉴스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돌봤던 ‘소록도 천사’ 마거릿 피사렉 간호사 수녀가 선종했다. 향년 88세.

천주교광주대교구 김연준 신부는 마거릿 간호사는 지난 29일 고국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고 30일 전했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진 고인은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후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소록도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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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는 젊은 마리안느(오른쪽)와 마거릿. 연합뉴스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는 젊은 마리안느(오른쪽)와 마거릿. 연합뉴스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소록도에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을 돌보던 마거릿 간호사는 건강이 악화하자 2005년 11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마거릿과 함께 1962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함께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89) 수녀도 이때 조국에 돌아갔다.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낸 고인은 4~5년 전부터 단기 치매 증상을 보였지만 소록도에서의 삶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또렷이 기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최근 넘어져 대퇴부가 골절돼 수술받던 중 선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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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할매천사로 알려진 마리안느·마거릿 두 수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포스터. 아이들을 돌보는 마리안느(왼쪽)와 한센인을 치료하는 마거릿의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소록도 할매천사로 알려진 마리안느·마거릿 두 수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포스터. 아이들을 돌보는 마리안느(왼쪽)와 한센인을 치료하는 마거릿의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정부는 오랜 세월 한 푼도 받지 않고 한센인 간호와 복지 향상에 헌신한 마리안느와 마거릿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소록도 주민들은 두 간호사가 한국을 떠난 후에도 그들의 선행을 기렸고 국립소록도병원은 이들의 집을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거릿 피사렉의 집’으로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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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 있는 마리안느와 마거릿의 집. 서울신문 DB
소록도에 있는 마리안느와 마거릿의 집. 서울신문 DB
당시 소록도성당 주임 신부였던 김연준 신부는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거릿을 설립하고,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으며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추진했다.

고지선(마리안느), 백수선(마거릿)은 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는 이들은 2016년 대한민국 명예국민으로 선정됐으며 대한간호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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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이 소록도에 봉사하면서 머물렀던 방. 서울신문 DB
마거릿이 소록도에 봉사하면서 머물렀던 방. 서울신문 DB
김 신부는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거릿 이사진이 명절 인사를 위해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가 마거릿의 부음을 접했다”라며 “고인이 세상을 떠날 때도 사회를 위해 시신을 대학에 해부용으로 기증하겠다고 해 장례 절차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김 신부는 “동료 마리안느는 마거릿이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을 서운해하면서도 하느님께 가까이 가게 된 그가 부럽다고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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