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 물 마시면 살찌나요

밥 먹을 때 물 마시면 살찌나요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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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 음식 자체 당분의 양이 영향

밥을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식사 직전이나 직후에 물을 마셔도 살이 찐다고 아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밥만 먹으며, 꾹 참았다가 식후 한 두 시간이 지나서야 물을 마신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속설이다.

이런 속설의 배경에는 ‘혈당’이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자연스레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 혈당을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 인슐린이 당을 지방으로 바꿔 체내에 축적되게 하는데, 식사 중에 물을 마시면 혈당치가 빠르게 상승해 지방 합성을 촉진시키므로 ‘밥 먹을 때 물 마시면 살이 찐다’는 속설이 생긴 것이다.

전문의들은 이런 속설에 대해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식사 중에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섭취한 음식의 양만큼 혈당이 상승하는데, 이렇게 높아진 혈당이 실제로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서일범 그랜드성형외과 원장은 “식사할 때 얼마나 많은 당분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하지, 식사 중 마시는 물이 살찌게 하는 데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면서 “오히려 식사 전 또는 평소에 물을 충분히 마시면 대사를 촉진하고 공복감을 줄여 체중 증가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살찌는 근본적인 이유는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해 잉여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소화기능이 안 좋은 사람이 식사 중에 지나치게 많은 물을 마시면 더러는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식사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5-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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