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 출신…범죄인 인도 등 ‘수사 장기화’ 염두 전망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RB코리아)의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가 국내 변호인을 공식 선임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29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제인 전 대표의 변호를 맡은 A변호사가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선임계를 내고 변론 활동을 시작했다.
검찰 간부 출신인 A 변호사는 이전에도 제인 전 대표가 거주하는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검찰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서면조사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향후 예상되는 범죄인 인도 절차 등 국제사법공조 조치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달 21일 제인 전 대표 등 이번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옥시 외국인 임원 6명에게 이메일로 영문 질의서를 발송한 뒤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증거은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제인 전 대표를 반드시 직접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존 리(48) 전 대표에 이어 2010년 5월부터 2년간 옥시의 경영을 책임졌다. 옥시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꾸고 서울대 등에 의뢰한 유해성 실험보고서 중 불리한 것을 은폐·조작한 시점도 그가 대표로 있던 때다.
서울대 수의대 조모(57·구속기소) 교수와 호서대 유모(61·구속) 교수에게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폐·축소·조작하는 대가로 뒷돈을 건네도록 승인한 사람도 제인 전 대표로 검찰은 보고 있다.
대표를 맡기 전인 2006∼2008년에는 옥시의 마케팅부장으로 일하며 유해 제품 판매와 허위광고 등에 관여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올 1월 특별수사팀을 꾸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에 나선 지 약 5개월 만인 내달 4일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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