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토리우스 이중고

피스토리우스 이중고

입력 2011-09-09 00:00
업데이트 2011-09-0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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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AF “타선수 부상위험” 계주참가 우려 남아공 국가대표팀 선발연습 시간 부족

사상 최초로 비장애인 대회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스타덤에 오른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여전히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비장애인 대회 출전과 관련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계속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을뿐더러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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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연합뉴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연합뉴스
피스토리우스는 8일 영국 런던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계주에 참가하면 다른 선수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IAAF의 의견을 뒤집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IAAF는 대구에서도 바통터치 과정에서 그의 탄소섬유 의족이 다른 선수들을 넘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피스토리우스가 1번 주자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다양한 계주 경기에서 뛰었어도 사고는 한 번도 난 적이 없다.”면서 “IAAF가 원한다면 증거 자료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대구 대회에 출전하기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의족이 레이스 시간을 더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논란을 일축하고 대구에서 역사를 썼지만 주종목인 남자 400m에서는 준결승 진출, 1600m 계주에서는 예선전에만 참가했을 뿐 결승에서 최종 엔트리에 오르진 못했다. 조국이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땀으로써 피스토리우스도 은메달을 갖게 됐지만 조금 찜찜하게 딴 메달인 셈이다. 피스토리우스는 “내 직업은 육상선수이지 토론가가 아니다. 더 이상 의족 논란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긴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구 대회에서 선전했다고 하지만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남아공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내년 초 선발전을 가진 뒤 올림픽 직전인 6월에 다시 한번 대표 선수를 걸러낸다. 피스토리우스는 “육상선수가 대개 1년에 2~3번 컨디션을 극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힘든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훈련에 집중해 런던에서 다시 한번 트랙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9-0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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