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마드 알리 별세] 알리가 ‘저격’했던 트럼프 “위대하고 멋진 사나이”

[무하마드 알리 별세] 알리가 ‘저격’했던 트럼프 “위대하고 멋진 사나이”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6-04 22:51
수정 2016-06-04 22: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성화 점화하는 무하마드 알리
성화 점화하는 무하마드 알리 세계적인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가 3일(현지시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그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개막식 때 최종 성화 주자로서 성화를 점화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3일(현지시간)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지구촌 전체에 애도 물결이 번져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언론은 알리의 별세 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하며 앞다퉈 그의 발자취를 되짚었다.

알리가 복서로서 보인 재능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촉구하며 이어간 투쟁, 병마에 굴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 등이 재조명됐다.

특히 알리가 남긴 말은 수십 년이 지나 다시 각국 언론을 통해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50세에 20세 때와 똑같이 세상을 보는 사람은 삶의 30년을 내버린 셈이다.”

“곰팡이가 낀 빵에서 페니실린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당신한테서도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행동은 지구에 세 들어 사는 당신이 방값을 내는 것과 같다.”

누리꾼들은 알리의 이 같은 말을 곱씹으며 다시 영감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쏟아냈다.

미국인 밥 샌더슨은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게시판에 “알리는 미국인들에게는 엔터테이너이면서 동시에 교육자였다”며 “성실하고 위대한 성품, 의지를 지닌 그가 남긴 어록을 볼 때면 마음을 다해 웃게 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경선후보이자 배우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애도성명을 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알리의 별세가 매우 슬프다”며 “1960년 알리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던 때부터 전 세계 복싱팬들은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아름다움, 우아함, 스피드, 힘의 조화를 감상했다”고 말했다.

이들 정치인 부부는 알리의 신산한 성장기가 대중에 미치는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리는 알리가 자신만만한 젊은이에서 힘든 결정을 내리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종교적, 정치적 신념으로 가득 찬 사나이로 성장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링에서 싸우는 그의 용맹스러운 모습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모습,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하게 다가서는 마음, 자신의 심각한 건강문제를 강인하게 견디며 훌륭한 유머를 유지하는 면모까지 봤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화당의 대권후보로 임명될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도 이날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추도의 말을 건넸다.

트럼프는 “알리는 진정으로 위대하고 멋진 사나이”라며 “우리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리는 단순히 사각 링의 챔피언이 아니라 시민권의 챔피언(옹호자)이며 아주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라고 썼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알리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운동선수”라며 “자신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성화를 점화하면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알리는 평화와 관용을 위해 싸운 진짜 올림피언이었다”며 “그를 직접 만나는 것 자체가 영감이었는데 그는 자신감이 충만하면서도 매우 겸손한 인물이었다”고 덧붙였다.

알리와 겨룬 적이 있거나 그를 우상으로 삼고 성장한 프로복서들 사이에서는 애도의 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조지 포먼(68)은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알리와 나는 한몸과 같다”며 “나의 일부가 떠나간 것 같다”며 슬픔을 토로했다.

포먼은 “알리를 그냥 복서라고 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은 일”이라며 “알리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의 국민적 복싱영웅이자 정치인인 매니 파키아오(38)는 따로 성명을 내 알리를 그리워했다. 파키아오는 “오늘 위대한 인물을 떠나 보냈다”며 “복싱이 알리의 재능으로 혜택을 봤다고 하지만 그건 인류가 그의 인간성에서 본 혜택에는 비할 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헤비급 챔피언 출신 마이크 타이슨은 자기 트위터에 “신께서 알리를 데리러 오셨다. 위대한 이여, 잘 가시오”라고 적었다.

유명한 복싱 프로모터 돈 킹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위대한 자, 사람들의 챔피언인 알리의 정신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킹은 알리가 오랜 세월 파킨슨병과 싸우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은 점을 들어 “알리의 사전에 패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축구스타 카카, 미국의 유명가수 마돈나, 복싱스타 오스카 델라 호야, 농구스타 스코티 피펜 등도 자기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추도의 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