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어머니 향해… 은빛 바벨 번쩍 든 ‘포스트 장미란’

하늘에 계신 어머니 향해… 은빛 바벨 번쩍 든 ‘포스트 장미란’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입력 2024-08-12 01:55
수정 2024-08-1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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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女역도 81㎏ 이상급 銀

‘절대 강자’ 리원원 못 넘었지만
모친상 아픔 딛고 299㎏ 한국新
장미란 이어 생애 첫 올림픽 銀
“못 울린 애국가, LA서 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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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장미란’ 박혜정이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끝난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에서 한국 인상 신기록 131㎏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박혜정은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올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박지환 기자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이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끝난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에서 한국 인상 신기록 131㎏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박혜정은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올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박지환 기자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1·고양시청)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박혜정의 은메달을 끝으로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2024 파리올림픽을 마무리 지었다.

박혜정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대회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리원원은 인상 136㎏, 용상 173㎏, 합계 309㎏으로 박혜정보다 10㎏을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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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이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들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웃고 있는 모습. 파리 박지환 기자
박혜정이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들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웃고 있는 모습.
파리 박지환 기자
박혜정은 경기 직후 “은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압박감을 많이 느꼈지만 감독님과 코치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오늘 경기장에서 울리지 못한 애국가는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서 울리게 하겠다. 금메달을 보여 주는 박혜정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상 1차 시기에서 123㎏을 가볍게 들며 출발한 박혜정은 2차 시기 127㎏, 3차 시기 131㎏을 연거푸 성공하며 인상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용상에서 기세를 이어 간 박혜정은 1차 시기 163㎏, 2차 시기 168㎏에 성공하며 합계 한국 신기록(299㎏)을 썼다. 용상 3차 시기 173㎏은 들지 못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역도는 박혜정이 은빛 바벨을 들면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한국 역도가 메달을 딴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윤진희(동메달) 이후 8년 만이다. 한국 역도의 역대 올림픽 메달 수는 17개(금 3개, 은 7개, 동 7개)로 늘었다.

박혜정은 중학교 1학년 때인 2016년, 이미 8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 역도 선수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경기 영상을 보고 “역도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것도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역시 은메달을 딴 장 차관과 같다.

그는 선부중 3학년이던 2019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81㎏ 이상급에 출전해 인상 110㎏, 용상 145㎏, 합계 255㎏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유소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2022년에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 2023년에는 세게선수권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은메달의 영광 뒤에는 아픔도 숨어 있다. 박혜정은 지난 4월 모친상을 치르고 태국으로 건너가 파리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슬픔을 꾹 누르고 따낸 티켓은 이날 파리에서 은빛 메달로 돌아왔다.
2024-08-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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