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제공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촉발된 IBK기업은행의 내분 사태에 대해 고참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김사니 코치가 서남원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밝힌 가운데 선수들도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당했다고 간접적으로 시인해 논란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기업은행은 감독과 코치, 선수들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배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송화와 김 코치의 이탈에 이어 서 감독과 윤재섭 단장까지 경질돼 파장이 컸다. 여기에 구단이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추진했다가 한국배구연맹(KOVO)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따라 관련 규정을 바꿈에 따라 선수의 서면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임의해지 절차도 중단되면서 논란이 쉽게 일단락되지 않고 있다.
김 코치는 2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2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이 끝나고 훈련 중에 감독님과 조송화가 마찰이 있었고 조송화가 팀을 이탈해 감독님이 화가 많이 났다”면서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 저한테 화를 내시며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며 모욕적인 말과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남원 감독. KOVO 제공
이 경기 후 감독과 조송화의 마찰이 있었고 이것이 시발점이 됐다는 것이 선수들의 설명이다. 김수지는 “팀을 이탈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기사화가 됐기 때문에 그때가 시작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밝힌 감독의 폭언에 대해서도 김수지는 “저희가 느끼기에도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면서 “편을 든다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은 사실이다. 어떤 말이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런 상황을 모든 선수가 지켜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날 김 코치와 선수들은 문제가 어느 한순간에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뉘앙스로 말했다. 구단 관계자도 “면담 결과 선수들과 감독님의 골이 깊다는 생각을 했고 소통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고 밝혔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김사니 코치. KOVO 제공
선수들은 ‘태업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해명이 필요한 소문은 무엇이냐’ 묻자 김수지는 “훈련에 대해 반기 들고 참석을 안 했다거나 불만을 갖고 훈련을 안했다는 건 전혀 없었는데 이런 기사가 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희진 역시 “태업이라는 자체가 많은 상처로 다가왔다”면서 “태업하는 선수가 어떻게 근육이 찢어진 채로 시합에 임할 수 있나. 아픈 선수들도 열심히 했고 태업이란 단어가 저희랑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단 후 최대 위기에 빠진 기업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전에서 시즌 전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며 3-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감독 경질 후 확 좋아진 경기력에 대해 김희진은 “오늘도 부족하다고 느낀 플레이가 많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희진은 “2~3게임 전부터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려는 의지도 많다”면서 “앞으로 조금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