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천억원의 지원 방안이 논의된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두고 최근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산업은행 회장이었던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우조선 지원이 “청와대·기획재정부·금융당국이 결정한 행위로, 애초부터 시장원리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었으며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결정이 국책은행의 의견을 묻지 않고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 상황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러갔다.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도 1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유동성 지원은 “채권단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은 같은 날 해명 자료를 통해 “관계기관 간 협의조정을 통해 이루어진 사항”이라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당시 상황에 대한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은 남는다.
문제의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10월 22일이었다.
같은 해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에 3조원 이상의 부실이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시장에 알려지고, 산은이 실사를 진행하며 구조조정 방향을 검토한 지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산업은행은 해외 자회사를 포함해 대우조선에 대한 대규모 실사를 하면서 추가 부실 가능성과 규모를 따져보고, 필요한 지원의 방식과 크기 등 회생 방안을 검토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7월부터 먼저 실사를 하고, 최대 여신공여기관인 수출입은행이 9월에 별도 실사에 돌입해 산업은행의 실사 결과를 검증한 뒤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식이었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총 부실 규모가 4조원대에 이를 것이며,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을 포함해 4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유동성 지원은 산은이 2조6천억원, 수은이 1조6천억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홍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서별관회의에서 정부 방침을 알았다”며 “산은에서 얼마, 수은에서 얼마 하는 것까지 정해져서 왔다”며 정부·당국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서별관회의가 열린다는 사실과 4조원대의 지원 내용은 당시 시장에 미리 상당 부분 알려진 상태였다.
또 일반적으로 대우조선처럼 국내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충격이 큰 회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실사 단계부터 당국과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홍 전 회장의 주장은 과장,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은에서 바라던 정상화 방안이 정부와 당국에 의해 거부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은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서별관회의를 마친 뒤 지원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지원안은 전격 보류됐다.
자구계획을 강화하고, 그 이행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전제돼야 지원계획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이날 부랴부랴 구조조정 담당 임원을 거제 옥포조선소에 파견,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임금 동결에 동의하라고 대우조선 노조를 압박했다.
강경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던 노조는 결국 법정관리를 불사하겠다는 채권단의 압박에 ‘데드라인’이던 26일 밤 동의서를 제출했다.
동의서를 받은 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를 거쳐 4조2천억원의 지원안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서별관회의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산은에서 실사 결과를 토대로 준비한 정상화 안건이 갑작스럽게 보류됐다는 점에서 홍 전 회장의 말대로 외부의 입김이 강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격적으로 지원안의 보류 결정이 난 주요 배경으로는 회사의 대규모 적자 상황에서도 직원들에게 상여금이 지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악화된 것이 꼽혔다.
금융권에서는 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노조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며 보류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실제 최 전 부총리는 “홍 전 회장이 당시 (산은)안을 가져와서 보고했지만 산은 의견을 100% 받아들일 수는 없어서, 내가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당시 홍 전 회장에게 ‘구조조정 개혁을 더 강도 높은 것으로 하고, (대우조선)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게 없으면 휴지 조각이다’라고 했고, 노조에서는 처음엔 턱도 없다며 며칠을 버티다가 동의서를 가져와 채권단 안으로 집행된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이 직접 해명자료를 통해 인터뷰 내용을 부인함으로써 당사자들 사이의 진실공방은 일단 봉합되는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둘러 상황을 모면했다는 느낌과 함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국민 세금의 투입을 결정하는 서별관회의에 문제가 없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산업은행 노조는 홍 회장의 해명 이후 성명을 내고 “홍 전 회장이 불과 이틀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며 “(정부)실세들이 소신발언까지 뒤집히도록 홍 전 회장을 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당시 산업은행 회장이었던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우조선 지원이 “청와대·기획재정부·금융당국이 결정한 행위로, 애초부터 시장원리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었으며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결정이 국책은행의 의견을 묻지 않고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 상황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러갔다.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도 1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유동성 지원은 “채권단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은 같은 날 해명 자료를 통해 “관계기관 간 협의조정을 통해 이루어진 사항”이라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당시 상황에 대한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은 남는다.
문제의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10월 22일이었다.
같은 해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에 3조원 이상의 부실이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시장에 알려지고, 산은이 실사를 진행하며 구조조정 방향을 검토한 지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산업은행은 해외 자회사를 포함해 대우조선에 대한 대규모 실사를 하면서 추가 부실 가능성과 규모를 따져보고, 필요한 지원의 방식과 크기 등 회생 방안을 검토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7월부터 먼저 실사를 하고, 최대 여신공여기관인 수출입은행이 9월에 별도 실사에 돌입해 산업은행의 실사 결과를 검증한 뒤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식이었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총 부실 규모가 4조원대에 이를 것이며,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을 포함해 4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유동성 지원은 산은이 2조6천억원, 수은이 1조6천억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홍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서별관회의에서 정부 방침을 알았다”며 “산은에서 얼마, 수은에서 얼마 하는 것까지 정해져서 왔다”며 정부·당국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서별관회의가 열린다는 사실과 4조원대의 지원 내용은 당시 시장에 미리 상당 부분 알려진 상태였다.
또 일반적으로 대우조선처럼 국내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충격이 큰 회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실사 단계부터 당국과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홍 전 회장의 주장은 과장,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은에서 바라던 정상화 방안이 정부와 당국에 의해 거부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은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서별관회의를 마친 뒤 지원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지원안은 전격 보류됐다.
자구계획을 강화하고, 그 이행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전제돼야 지원계획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이날 부랴부랴 구조조정 담당 임원을 거제 옥포조선소에 파견,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임금 동결에 동의하라고 대우조선 노조를 압박했다.
강경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던 노조는 결국 법정관리를 불사하겠다는 채권단의 압박에 ‘데드라인’이던 26일 밤 동의서를 제출했다.
동의서를 받은 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를 거쳐 4조2천억원의 지원안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서별관회의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산은에서 실사 결과를 토대로 준비한 정상화 안건이 갑작스럽게 보류됐다는 점에서 홍 전 회장의 말대로 외부의 입김이 강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격적으로 지원안의 보류 결정이 난 주요 배경으로는 회사의 대규모 적자 상황에서도 직원들에게 상여금이 지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악화된 것이 꼽혔다.
금융권에서는 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노조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며 보류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실제 최 전 부총리는 “홍 전 회장이 당시 (산은)안을 가져와서 보고했지만 산은 의견을 100% 받아들일 수는 없어서, 내가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당시 홍 전 회장에게 ‘구조조정 개혁을 더 강도 높은 것으로 하고, (대우조선)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게 없으면 휴지 조각이다’라고 했고, 노조에서는 처음엔 턱도 없다며 며칠을 버티다가 동의서를 가져와 채권단 안으로 집행된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이 직접 해명자료를 통해 인터뷰 내용을 부인함으로써 당사자들 사이의 진실공방은 일단 봉합되는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둘러 상황을 모면했다는 느낌과 함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국민 세금의 투입을 결정하는 서별관회의에 문제가 없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산업은행 노조는 홍 회장의 해명 이후 성명을 내고 “홍 전 회장이 불과 이틀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며 “(정부)실세들이 소신발언까지 뒤집히도록 홍 전 회장을 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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