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원더키드] <6>제2 도약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앱이 맞춤형 대출상품을 내놓으면회사가 플랫폼 역할, 심사·계약 진행
자금 빌려줄 투자자까지 연결할 것
P2P 금융 8퍼센트 이효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핀테크랩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 도중 휴대전화에 설치된 8퍼센트 앱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 주는 P2P(개인 대 개인) 금융은 2005년 영국에서 시작돼 2014년 국내에도 도입된 핀테크(금융 기술)다. 대부업의 일종이라는 편견 속에서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각종 규제를 받는 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31일 제도권 금융에 편입하는 ‘P2P 금융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핀테크랩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1세대 P2P 금융 창업가 이효진(37) 8퍼센트 대표는 법 통과 순간의 감격부터 전했다. “차량 공유기업 우버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배달앱 ‘배달의 민족’도 대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제 금융사가 아닌 평소 우리가 자주 쓰는 앱이 먼저 찾아와 맞춤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왔죠. 앞으로 8퍼센트는 금융사가 아니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 대표는 해외 P2P의 새로운 트렌드인 ‘서비스로의 대출’(LaaS·Ledning as a Service)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배달앱이 배달기사를 위한 맞춤형 대출상품을 출시하면 8퍼센트가 중간 플랫폼 역할을 하며 대출 심사와 계약을 진행하고, 실제 돈을 빌려줄 투자자까지 연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렇게 되면 소득이 낮거나 빚이 많아 전통 금융으로부터 거절당한 사람들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 다니다 2014년 사표를 내고 1인 창업으로 8퍼센트를 차렸다. 창업 첫 달 40명에 불과했던 회원은 이제 80만명을 넘어섰고 28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연결해 줬다. 임신부의 몸으로 금융당국을 찾아다니며 규제를 풀어 달라고 설득하고 창업 초기 갖은 고난을 이겨 낸 이 대표는 모험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또 다른 ‘원더키디’다.
이 대표는 “P2P 금융법은 내 일처럼 발벗고 도와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2017년 이 법을 대표 발의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P2P 금융을 믿고 이용한 소비자 등 수많은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태어난 법”이라며 “올해는 내가 지금까지 없었던 획기적인 서비스로 보답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0-01-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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