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6弱’ 흔들림 발생…한국 체계로는 ‘진도9’ 해당
18일 오전 7시 58분 일본 오사카부(大阪府)에서 규모 6.1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이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지진해일)의 우려는 없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진원은 오사카부 북부이며 진원 깊이는 13㎞다.
지진으로 오사카부에서 최대 진도 6약(弱)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오사카부에서 진도 6약의 진동이 발생한 것은 1923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도 6약은 서 있기가 곤란하거나 창문 유리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 기상청은 평상시인 ‘0’에서 1, 2, 3, 4, 5약, 5강(强), 6약, 6강, 7 등 10단계로 진도의 강도를 표현하는 자체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12등급인 메르칼리 진도계급(MMI)을 사용한다. 이번 지진의 ‘진도 6약’은 MMI로 따지면 ‘진도 9’에 해당한다.
또 긴키(近畿)지방 대부분에서 진도 2 이상의 진동이 생겼다. 흔들림은 혼슈(本州)의 서남부 전역에서 감지됐고 시코쿠(四國)에서도 진도 2~4의 흔들림이 있었다.
진도 6약의 흔들림이 발생한 곳은 오사카부(府)의 오사카시 기타(北)구·다카쓰키(高槻)시·히라카타(枚方)시·이바라키(茨木)시·미노(箕面)시 등이다.
교토(京都)부 일부에서는 진도 5강(强), 시가(滋賀)현·효고(兵庫)현·나라(奈良)현 일부에서는 진도 5약의 흔들림이 있었다.
후쿠이(福井)현·기후(岐阜)현·아이치(愛知)현·미에(三重)현·가가와(香川)현 일부에서는 진도 4의 진동이 발생했다.
히라가타시 시청 직원은 “강한 흔들림이 1분 정도 느껴졌다. 서있는 것이 무서운 상황이었다. 시민들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노시 시청 직원은 “‘돈’이라는 소리가 나더니 서있지 못할 정도의 흔들림이 20초 정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사카시 한 초등학교 교감은 “이미 학교에 온 학생들은 운동장에 대피시켰고, 아직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은 집에서 대기하도록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지진 대책반을 설치하고 정보 수집과 피해 확인에 나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기자들에게 “사람의 목숨을 제1의 기본 방침으로 하고, 정부가 합심해 노력하고 있다. 조속히 피해 정보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오사카시 히가시요도가와(東淀川)구의 한 남성과 다카쓰키시의 9살 초등학생이 무너진 담장에 깔려 숨지는 등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미에(三重)현 스즈카(鈴鹿)시에서 한 여성이 넘어져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부상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NHK는 부상자가 234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오사카 공항에서는 활주로 등 시설 점검을 위해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이 한때 중단됐다. 이 공항을 중심으로 지진으로 인해 80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신칸센은 산요(山陽)신칸센과 도카이도(東海道)신칸센의 일부 구간에서 정전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또 JR과 긴테쓰(近鐵), 난카이(南海) 등 전철과 지하철도 한동안 운전을 멈췄고 통행이 중단된 도로도 적지 않았다.
이날 지진으로 오사카를 중심으로 긴키 지역의 17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가스관 파손 우려 때문에 오사카부 11만 가구에서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또 오사카시 3건, 다카쓰키시 1건, 효고현 아마가사키(尼崎)시 2건 등의 화재 발생 신고도 있었다.
담장이 무너지거나 전철역 안내판 등 공공 시설 손상 사례도 잇따라 보고됐다.
지진의 영향으로 오사카 지방재판소와 고등재판소는 재판 일정을 모두 연기했으며, 국공립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관련 전력회사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긴키 인근의 쓰루가(敦賀)원전, 다카하마(高浜)원전, 오이(大飯)원전 등에서 별다른 이상 징후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사카 주변 지역은 한국 교민들이 거주하고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다행히 우리 교민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일본 오사카(大阪)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오사카 지부 등을 통해 교민들의 피해 상황을, 현지 항공사와 여행사 등을 통해 방일 한국 여행객의 안부를 파악했지만,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최근 들어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16일 지바(千葉)현에서는 인근 바다에서 ‘슬로우슬립’(slow slip·지각판 경계면이 천천히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 현상이 나타나며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4차례나 발생했다.
전날 오후에는 수도권인 군마(群馬)현에서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대지진이 발생한 뒤 비슷한 정도의 지진이 일어난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 1주일, 특히 2~3일 안에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쿄(東京)대 후루무라 다카시(古村孝志) 교수도 NHK에 “오사카를 남북으로 연결해 대지진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우에마치(上町) 단층대의 북쪽 지하 깊은 곳에 움직임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진원 주변에는 활단층이 많아서 이번 지진을 계기로 지진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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