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국민 안보의식 달라져
한국인의 약 절반은 북한이, 일본인의 절반 이상은 중국이 동아시아 안정을 가장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인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7.2%는 북한이 동아시아 안정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24.5%), 일본(15.8%), 미국(5.1%), 러시아(1.1%)의 순이었다. 2005년에는 미국이 24.2%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21.5%), 일본(20.6%) 순이었다. 북한(17.1%)은 4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이 1위에 올라, 2009년 핵실험에 이어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따른 남북 충돌, 지난달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잇단 도발이 동아시아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20대(55.2%)와 50대(51.1%), 60대 이상(52.1%)은 절반 이상이 북한을 동아시아 최대 안정 위협국으로 지목했다. 20대와 30대는 2005년에 각각 34.4%, 29.1%가 미국을 동아시아 안정을 위협하는 나라로 꼽았으나 이번에는 7.6%, 7.0%에 그쳤다. 북한의 도발 등에 따른 한·미 동맹 강화 영향으로 젊은 층의 반미 감정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40대에서는 북한(37.4%)과 중국(26.8%), 일본(24.6%)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인 응답자 중 절반을 넘는 53.2%가 중국을 동아시아 안정의 최대 위협국이라고 답했다.
중·일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충돌 등으로 일본인들이 중국을 가장 위협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북한(23.2%), 미국(10.0%), 러시아(3.6%), 일본(2.1%), 한국(1.5%) 순이었다.
일본인들은 2005년에는 37.7%가 북한을 최대 안정 위협국으로 꼽았으며, 중국(37.2%), 미국(10.7%), 일본(3.4%), 러시아(2.6%), 한국(1.3%) 등의 순으로 답했다. 당시에는 북한과 중국이 거의 비슷했으나, 이번에는 중국이 북한을 30% 포인트나 앞질러,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도발보다는 중·일 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물리적 충돌 등이 거세지면서 일본인들이 중국에 의한 동아시아 안보 위협을 더 많이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50대(61.1%)와 60대(57.4%)가 중국을 최대 안정 위협국으로 많이 꼽았으며 2005년 북한을 1위로 꼽았던 20~40대도 각각 39.5%, 56.0%, 55.6%로 중국을 지목했다. 북한은 20%대에 그쳤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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