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개인비리” 선긋기..추가의혹 터지나 긴장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사건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공천헌금이 오갔을 정황이 하나둘씩 새롭게 제기되면서 새누리당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이 두 사람 제명이라는 강경책을 내놓긴 했지만 당의 쇄신 이미지는 이미 타격을 받은 상태다.
두 사람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은 다시 한번 크게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만의 하나 공천위원으로 활동했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현 전 의원의 연루가 확인될 경우 ‘불법ㆍ불공천’의 오명이 덧씌워지면서 당 자체는 물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현영희 의원의 과거 수행비서였던 정모씨가 검찰에서 ‘중간전달책’ 조기문씨를 통해 현 전 의원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7일 현재 현 전 의원은 조씨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상태다.
하지만 현 전 의원과 조씨가 같은 날, 인근 장소에서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번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현 전 의원이 친박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박 전 위원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일표 대변인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과거 ‘차떼기 정당’의 아픈 기억이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출발한다고 노력했음에도 그런 딱지를 또 붙이게 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전에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 과연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컸는데 지금은 이번 파문으로 과연 우리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친박계는 이번 공천헌금 파문에 대해 설령 사실로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비리라고 선을 그으면서 ‘박근혜 대선가도’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는 데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친박 핵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역대로 이번 4ㆍ11총선 공천만큼 깨끗한 공천이 있었느냐”면서 “이번 사건이 옥의 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만의 하나 사실도 드러나더라도 개인비리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추가 공천비리 의혹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현재 지역 정가에선 현영희 의원이 부산지역 중진인 A의원에게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현 의원이 두 차례 부산시의원을 지냈고 박 전 위원장 지지모임인 ‘포럼부산비전’ 공동대표를 맡는 등 지역정가에서 ‘마당발’로 통했던 만큼 또 다른 시한폭탄이 터질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이 오는 9일 발족하는 공천헌금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도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당 지도부 추천인사와 당 대선 경선후보 5명이 각각 추천한 인사 등으로 구성되는데 진상조사의 범위를 놓고 당 지도부ㆍ친박계와 비박주자 간 시각차가 큰 상황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지난 5일 ‘7인 연석회의’에서 분명히 이번 (현영희-현기환) 의혹에 국한하기로 못박았다”고 말했으나 김문수 후보가 추천한 김용태 의원은 “총선공천 관련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공천 전반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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